[익스플레인]전략비축유 공동 방출이 안 통하는 이유

미국 등 주요국 전략비축유 공동방출 계획에도 국제유가 급등 이미 예상한 행보, 방출량 기대 못 미쳐, 겨울 연료 수요 증가 등

2021-11-25     김신회 기자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한국, 중국, 영국, 인도, 일본과 함께 전략비축유(SPR) 공동 방출에 나서기로 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SPR 공동 방출 계획을 발표한 뒤 국제유가는 오히려 급등세를 나타냈다.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같은 날 배럴당 78.50달러로 2.3% 뛰었고, 브렌트유 선물은 3.3% 뛴 82.31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 들어 각각 62.3%, 57.2% 올랐다.

전문가들은 SPR 공동 방출이라는 유례 없는 조치에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건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행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SPR에 손을 댈 것이라는 소문이 일찍이 돌면서 WTI 가격은 지난달 말 고점에서 10%가량 하락한 바 있다. WTI 가격은 여전히 당시 고점보다 7% 낮은 수준에 있다.

자료=인베스팅닷컴

올 겨울 원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SPR 방출량이 약 7000만~8000만배럴로 당초 기대한 1억배럴 이상에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은 5000만배럴을 풀기로 했다.

스티븐 쇼크 쇼크리포트 편집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각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SPR 방출에 나서기로 했지만, 원유시장의 균형을 바꿀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SPR은 일시적인 공급차질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지금같은 구조적인 공급부족에는 적절한 대응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 약 9750만배럴로, 내년에는 1억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과 주요국이 방출할 SPR은 하루치 글로벌 수요도 안 되는 셈이다.

글로벌 원유 수요(위)와 생산량(하루 백만배럴)/자료=미국 에너지정보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