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통화정책 고삐 '살짝' 푸나..."지준율 인하 가능성 커졌다"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정상 통화정책' 등 문구 삭제 정책금리 동결 기조 유지, 지급준비율 인하 기대감

2021-11-22     김신회 기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성장둔화에 따른 통화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9일에 낸 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정상적인 통화정책'(normal monetary policy)을 비롯해 기존 보고서에서 고수했던 표현 일부를 삭제했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를 통화완화 신호를 풀이했다고 블룸버그가 22일 전했다.

새 보고서에서는 '통화공급 밸브를 통제한다'는 문구도 빠졌다. 이 역시 통화부양 조치를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게 맥쿼리그룹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인민은행이 전면적인 대규모 통화부양보다 선별적인 지원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봤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2000억위안(약 37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청정 석탄 프로젝트'에 지원하기로 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빈축을 산 바 있다.

골드만삭스도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인민은행은 지난달까지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8개월째 동결했는데, 이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지급준비율 추이/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노무라는 정책금리를 낮추는 대신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지준율은 시중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겨야 하는 예금액의 비율이다. 이를 낮추는 만큼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커진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9일 한 세미나에서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6% 이상)는 달성하겠지만, 경제 안정화 경로에 여전히 많은 도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리우시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전날 중국 거시경제 포럼(CMF)에서 중국 경제가 성장둔화와 동시에 생산자물가가 급등하는 '준스태그플레이션'(quasi-stagflation)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