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초저금리는 영원히?...800년 실질금리 추세 보니

"14세기 이후 글로벌 실질금리 하향 추세...'영원한 마이너스' 임박"

2021-11-15     김신회 기자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자료=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머잖아 통화정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분위기지만, 금리가 오히려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줄리언 하워드 GAM인베스트먼츠 멀티에셋솔루션 투자 책임자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유럽' 프로그램을 통해 저금리에 대해 영원히 얘기하는 게 역사적으로 완전히 잘 들어맞는다고 밝혔다. 역사적인 금리 흐름이 하향 추세라는 얘기다.

그는 경제사학자인 폴 슈멜징 미국 예일 경영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이 지난해 영란은행(BOE) 객원연구원을 지내며 쓴 논문을 근거로 들었다. 

슈멜징은 이 논문에서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분석한 글로벌 실질금리 흐름이 하향 추세라며, 실질금리가 곧 마이너스 영역으로 영원히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1311년 이후 2018년까지 글로벌 실질금리는 연간 0.0196%포인트씩 떨어졌다. 1311년 15%에 가까웠던 금리가 2018년 0%대로 떨어졌다.

경제사학자인 폴 슈멜징 미국 예일 경영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은  14세기 이후 글로벌 금리 흐름이 하향 추세라고 분석했다./자료=영란은행

하워드는 우리가 최근 몇 년 새 목도한 저금리는 결국 장기간에 걸쳐 이어진 하향 추세로의 복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금리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하워드는 특히 성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1990년대와 같은 금리 정상화(금리인상)를 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연준이 내년 하반기에나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금리인상 사이클은 머잖아 저물어 장기적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연준은 이달 중에 양적완화(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췄던 통화정책의 정상화 시동을 걸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이 끝나는 내년 중반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과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부작용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짐 힘스 하원의원은 저금리와 '공짜 돈'(free money)이 자산거품을 만들고 금융시장에 투기광풍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