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테크' 스타트업 전성시대…투자 유치액 2배 늘었다
# 1차 진료는 물론 전문적인 산부인과 진료와 정신건강, 심지어 동양의학인 침술까지 여성만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티아(Tia)는 2016년 설립됐다. 처음에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한 여성 건강관리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점차 여성을 위한 전문 온라인 서비스로 성장했다. 2019년에는 미국 뉴욕에 오프라인 클리닉도 열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진료 수요가 늘면서 급성장했으며, 지난 9월 1억달러(약 118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한 여성·가족 건강관리 서비스 스타트업 메이븐 클리닉은 원격의료 기술을 통해 출산, 입양, 대리모, 임신, 육아, 소아청소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이븐 클리닉은 지난 8월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2억달러(약 2360억원)를 넘어섰다. 모바일 앱을 통해 여성이 자신과 가족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펨테크'(femtech·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여성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 특히 의료 서비스 분야에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락헬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미국 디지털 헬스 펨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금액은 약 13억달러(약 1조5327억원)다. 이미 지난해 전체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여성을 위한 펨테크 의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가족 전체 건강관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 노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생식이나 자녀 관련 의료 결정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역할이 훨씬 컸다. 여성을 위한 의료 서비스가 가족 단위로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락헬스는 "여성은 건강관리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라며 "자신과 가족을 위한 의료 의사결정을 위해 적절한 지식과 도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아직 펨테크 의료 서비스에 대한 투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크지는 않다. 락헬스가 지난 2011년 디지털 헬스 투자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펨테크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 투자 분야도 지금까지 대부분 임신·산후·육아 부문에 그쳤지만, 출생률이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펨테크가 중점을 두는 분야도 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분야는 예방의학, 1차 진료 분야로 총 6억6800만달러(약 7875억원)가 투자됐다. 이어 불임 치료 관련이 3억3000만달러(약 3890억원)였으며, 갱년기와 폐경기 관련 분야도 대폭 성장했다. 반면, 임신·산후·육아 분야는 3억1600만달러(약 3725억원)에 그쳤다.
락헬스는 "디지털 헬스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대유행 이후 디지털 헬스의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여성 분야의 공정하고 포괄적인 치료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며 "복잡하고, 변화하는 여성의 요구에 맞는 논의나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