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전당포'를 모바일로 옮긴 스타트업

2021-10-27     유희석 기자
온라인 전당포 스타트업 개러지뱅크가 만든 '카샤리' 서비스. /사진=개러지뱅크

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이 귀금속이나 고가의 전자기기 등을 맡기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어 많이 이용했다. 

전당포 사업을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옮긴 스타트업이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창업한 '개러지뱅크'다. 개러지뱅크 창업자는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원 출신인 야마모토 요시히토와 가업으로 전당포를 운영하던 이소다 타케요시다. 

요시히토 개러지뱅크 최고경영자(CEO)와 타케요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학 동급생으로 졸업 후에도 전당포 사업의 가능성과 전망을 공유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서비스가 '카샤리'(CASHARi),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의 가치를 바로 알고 현금화할 수 있다. 

카샤리 앱에서는 물건의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해당 물건의 가치가 결정된다. 사용자가 앱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면, 계좌이체나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 산하 은행인 세븐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대금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샤리 앱으로 노트북컴퓨터 사진을 찍으면, 해당 제품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결정된다. 사용자가 카샤리가 정한 금액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계좌나 ATM으로 해당 금액만큼 빌릴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앱을 통해 진행된다. 

캬사리 사용법

기존 오프라인 전당포와 다른 점은 이렇게 돈을 빌린 후에도 카샤리 사용자는 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그대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3개월 동안 빌린 돈만 제때 갚으면 된다. 매도자가 판 자산을 매입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일종의 '세일즈 앤드 리스백' 방식인 것이다. 

카샤리 사용자는 3개월의 물건 이용 기간 종료 후 잔존가격을 지급해 물건을 다시 살 수 있다. 또한, 재계약으로 이용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물론, 도중에 물건을 카샤리에 보내 버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카샤리가 해당 물건을 제3자에 처분해 현금화한다. 

카샤리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시험판을 오픈한 이후 지금까지 1만1000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사용자의 80% 가까이 20~30대 젊은 세다.  40~50대가 전체 이용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존 전당포와 달리 젊은 층의 이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거래되는 아이템도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 제품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카샤리 서비스의 고도화다. 지금은 '물건 사진'을 기초로 사람이 직접 감정평가를 진행한다. 자칫 실수가 생기면 물건을 비싸게 사들일 우려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샤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감정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부정 사용자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과 비슷한 수준의 본인 인증과 GPS를 통한 사진 촬영지 확인 등의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진으로 찍어 돈을 빌리는 등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함이다. 

이처럼 개러지뱅크는 당장 돈이 필요하지만 '빚'을 낼 수 없거나, 꺼리는 사람이 카샤리의 주요 고객이다. 또한, 앞으로 카샤리를 물건 감정 자동화에 더해 개인의 동산 모두를 유동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