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인도네시아 전기차·배터리 공장 검토…LG에너지·현대차 경쟁 불가피

2021-10-26     유희석 기자
폭스콘이 최근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모델. 폭스콘은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사진=폭스콘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폭스콘은 앞서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먼저 인도네시아 투자를 결정한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장관)은 최근 대만을 방문해 리우양웨이 폭스콘 이사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리우 이사장은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 발표에 따르면 리우 이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포괄적인 전기차 산업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앞서 지난 23일 라하달리아 청장의 방문 사실을 공개하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공장 건설 시 우대 조처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폭스콘은 이미 지난 18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스포츠실용차(SUV)와 승용차 콘셉트카와 전기버스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전기차 위탁생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듯, 다른 회사가 설계한 전기차를 대신 생산하겠다는 뜻이다. 이미 대만 위룽자동차를 첫 고객으로 확보했다.

/사진=폭스콘

폭스콘은 태국 국영 석유공사(PTT)와 협력해 태국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도 구상 중임을 밝혔다. 이어 오는 2024년 말까지 유럽, 인도, 남미 등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가 추가된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 가운데 하나인 니켈 매장량이 풍부하다. 세계 니켈 원광의 25% 정도가 인도네시아에 매장돼 있다. 폭스콘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세우면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가 11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해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 내용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보내진다.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은 인도네시아 중부자바 바탕산업단지(KITB)에 전기차 배터리 원료 가공공장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채굴한 니켈과 코발트 등의 원재료를 배터리용으로 쓸 수 있게 가공하는 공장이다. 완공되면 LG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원료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팩 생산까지 이어지는 일괄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