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1.5도 사수'는 생존의 문제"
①COP26이 중요한 이유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할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과거 어느 때보다 잦아진 기상이변 속에 맞는 회의니 만큼 전에 없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3회(①COP26이 중요한 이유, ②'NDC'에 쏠린 눈, ③'글래스고 선언'의 향방)에 걸쳐 이번 회의의 배경과 향방을 짚는다. <편집자주>
"'1.5도 사수'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다. 그건 생존의 문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이른바 'COP26'을 이끌 알록 샤르마 의장의 말이다.
1.5도는 전 세계 190여개국이 2015년 채택한 '파리협정'의 목표다. 산업혁명 이후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한참 낮게, 이상적으로는 1.5도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1.5도는 생태계와 식량안보 등에 치명적인 기후변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낸 특별보고서에서 파리협정 목표를 실현하려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PCC는 당시 보고서에서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으면 해수면 상승에 따른 잦은 폭염과 폭우로 일부 동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CC는 지난 8월 낸 보고서에서 넷제로 달성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보고서는 "향후 수세기가 지나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며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삭감해 2050년께 넷제로를 달성하지 않으면, (지구 기온 상승폭이) 21세기 안에 1.5도와 2도를 모두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21세기 말 최대 5.7도에 이를 수 있다는 게 보고서가 제시한 최악의 시나리오다. 동식물 멸종은 물론 인류의 생존도 장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안 그래도 올해는 세계 곳곳에서 살인적인 폭염과 산불, 홍수 등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재앙이 틀림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최근 세계가 직면한 에너지 위기는 지구온난화 주범인 화석연료 수요를 자극하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 움직임에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샤르마 의장이 COP26 개막을 앞두고 '생존의 문제'를 강조한 건 이번 회의가 그만큼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1.5도 사수'를 위해 온실가스를 어떻게, 얼마나 더 줄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COP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리우회의'에서 UNFCCC가 채택된 뒤 1995년 독일 베를린(COP1)에서 처음 열렸다.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연례회의로 지난해 팬데믹 사태로 미뤄져 올해 26번째 회의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120여개국 정상과 외교관, 과학자, 환경운동가, 재계 인사 등 약 2만5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이 불참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COP26에 앞서 오는 30~31일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