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달리면서 충전한다…美, 무선충전도로 추진

2021-10-03     김미영 기자
도로 위를 달리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관련 인프라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충전소가 대표적이다. 전기차는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고, 충전 주기가 짧아서 기존 주유소보다 훨씬 많은 수가 필요하다.

전기차 충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무선충전도로다.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면 도로 밑에 매설된 충전시설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도로가 무선충전기인 셈이다. 이론상 전기차가 따로 충전하지 않고도 계속 달릴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포장도로를 설치한 미시간주는 최근 미국 최초로 무선충전도로를 실제 공공도로에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무선충전도로 사업은 전기차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고 전기차 관련 사업과 첨단 기술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주는 크게 세 가지 무선충전도로 기술을 검토 중이다. 째는 도로에 설치된 코일이 전기차로 전력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도로에 철도와 같은 레일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전력을 전송한다. 셋째는 무궤도전차처럼 트롤리선 등을 통해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미시간주는 앞으로 몇 년간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정할 계획이다.

미시간주 인근의 인디애나주도 무선충전도로 설치를 준비 중이다. 이미 웨스트라파예트에 있는 연구시설에 실험용 도로를 설치 중이다. 인디애나주는 휴대폰 무선충전기를 그대로 도로에 이식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도로 안에 코일을 매설해 자기장을 만들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다만, 무선충전도로가 보급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예산 문제다. 세계 최초로 스웨덴에 설치된 1.65㎞ 무선충전도로는 건설비용이 1㎞당 100만유로(약 13억7000만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도로의 총 길이가 11만㎞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도로의 10%만 무선충전도로로 바꿔도 14조3000억원이 필요하다. 도로 관리와 운영, 충전에 필요한 전기료용 등은 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