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터키 가지안텝병원 사업 청신호…러시아 건설사 참여 가능성

2021-09-16     유희석 기자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추진 중인 터키 가지안텝 종합병원 공사 현장. /사진=CCN Insaat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KDB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한 터키 가지안텝병원 민관협력(PPP)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러시아 건설사가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계속 미뤄지던 사업이 완공을 눈앞에 두게 됐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건설사 르네상스홀딩(Ronesans Holding)은 이탈리아 건설사 위빌드, 터키 건설사 카이 인사트로부터 6억3600만유로(약 8800억원)에 가지안텝병원 지분 24.5%를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지안텝병원 PPP 사업은 병원 본동과 서비스동 등 9개동, 1875개 병상을 가진 병원 본동과 서비스동 등 9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터키 정부가 대출 보증 연장과 의료진을 제공하고 민간 기업이 25년간 병원을 운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2년 위빌드, 카이 인사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2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과 KDB인프라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KDB산업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국내 기관투자자도 일부 자금을 대출했다. 2016년에는 한국수출입은행도 무역보험공사,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와 모두 1억4300만유로(약 1980억원)의 금융을 제공했다. 

그러나 터키의 경제위기로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사업자의 부채 부담이 커진 것이다. 빌릴 때는 유로로 빌렸는데, 갚을 때는 리라화로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리라화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완공을 앞둔 터키 가지안톕 종합병원 /사진=CCN Insaat

올해 초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4억8350만유로(약 6685억원) 규모의 부채를 차환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르네상스홀딩이 가지안텝병원 지분을 인수하면 부채 차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며 "협상은 올해 안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르네상스홀딩이 '병원 완공'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르네상스홀딩은 지난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유럽 최고 높이(462m)인 가즈프롬타워를 지었다.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을 건설하는 등 러시아와 터키 모두에서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르네상스홀딩은 가지안텝 종합병원 지분 인수 협상에 덴마크 시설 서비스 회사인 ISS A/S와 터키 내 PPP 방식으로 지어진 5개 병원의 공동 운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