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컨소, 스리랑카 경전철 MOU…'1.8조' 수주로 이어질까
한국 기업이 스리랑카 경제 수도 콜롬보와 항구도시 네곰보를 잇는 경전철(LRT) 사업을 추진한다. 다만, 스리랑카 정부가 친중국 노선을 펼치고 있고, 경제가 비상사태라 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중구 동호로에 있는 주한스리랑카대사관에서 스리랑카의 KCI메트로링크와 한국 기업 연합인 GBK컨소시엄이 콜롬보~네곰보 경전철(LRT)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리랑카 최대 도시이자 경제 수도인 콜롬보에서 반다라나이케국제공항을 거쳐 콜롬보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항구도시 네곰보로 이어지는 노선 건설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콜롬보 LRT 총 사업비는 약 15억달러(1조7586억원)로 예상된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 가운데 5억달러(약 5861억원)를 한국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나머지 사업비는 다른 기관투자자나 금융기관에서 빌릴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까지는 많은 관문이 남아 있다. 우선 스리랑카 경제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스리랑카 경제는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주력 산업인 관광업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31일에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설탕과 쌀 등 식품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스리랑카의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880억달러)의 60%에 육박하는 508억달러(약 59조5528억원)에 이른다. 스리랑카의 외환보유고는 58억달러(약 6조8000억원) 정도인데,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갚아야 하는 부채는 평균 40억달러(약 4조6900억원)나 된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친중 노선도 변수다. 중국 자본과 기업이 해당 사업을 수주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2019년 11월 집권 이후 일본이 추진하던 콜롬보-코타와 LRT 사업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전임자였던 반중(反中) 성향의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대통령 때 시작된 사업이었다.
스리랑카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집권한 2005년부터 노골적인 친중국 노선을 펼쳤다.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적극 동참하며 중국 자금을 끌어들였다. 결국, 중국에 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서 국가 최남단 함반토타에 있는 항구를 11억2000만달러(약 1조3126억원)에 중국 기업으로 넘겨야 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정부는 지난해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금화를 발행할 정도로 노골적인 친중 노선을 다시 시작했다. 중국도 고타바야 정권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6억위안(약 1091억원)을 지원했으며, 중국산 코로나 백신도 우선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