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英에 K9 수출 추진…'현지생산·기술이전' 성공 방정식 쓴다

2021-09-10     유희석 기자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 한화디펜스가 영국 육군의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 뛰어들었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묶어 수출하는 방식이다. 터키, 호주, 인도 등에서 검증된 '현지생산과 기술이전' 당근도 내밀었다. 영국 자주포 사업을 수주하면 향후 유럽 방위산업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디펜스는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산전시회 DSEI 2021에 참가한다. K9 천둥 155mm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지상 기반 방공시스템 등을 출품했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영국 육군이 추진하는 차세대 자주포 사업(MFP) 참여에 쐐기를 박을 예정이다. 

핀란드 방위군 출신으로 한화디펜스 유럽 사업 개발이사를 맡은 파시 파시비르타는 9일(현지시각) 군사 전문매체 셰퍼드와의 인터뷰에서 "DSEI를 통해 영국 MFP 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다른 유럽 국가와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육군은 내년 MFP 사업 입찰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요구서(RFP) 발송하고, 오는 2025년에는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전력화 시점은 2029년이며, 총 10년간 1조3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한화디펜스가 K9 자주포와 함께 영국 육군에 수출을 추진 중인 K10 탄약운반장갑차. /사진=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는 영국 MFP 사업을 수주하면 기술이전은 물론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터키와 인도, 호주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며 사용한 방법이다. 수입하는 나라는 단순히 무기를 받는 것이 아니라 국방 기술을 개발하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생긴다. 

파시비르타 이사는 "7000마일(약 11만㎞) 떨어진 곳(한국)에서 무기가 오는 것에 대한 (영국군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한화디펜스는 현지 생산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실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영국 MFP 사업에는 K9뿐만 아니라 독일 KMW의 PzH 2000, 독일 라인메탈의 HX3, 스웨덴 BAE보포스의 아처 등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디펜스가 영국 자주포 사업을 수주하면 다른 유럽 국가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DSEI를 통해 다른 유럽 국가에 차륜형 장갑차와 방공시스템을 수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파시비르타 이사는 "더 많은 시장을 확보할수록 더 많이 알려지고,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된다"며 "나라마다 포병을 운용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운용 프레임워크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