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여성 스포츠 뜨는데...젠더갭 사라져야 하는 이유

2021-08-09     김태연 기자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0-3으로 패한 한국의 김연경이 표승주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쾌거는 그동안 조명이 드물었던 여성 스포츠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안 그래도 최근 방송 예능 프로그램들도 '운동하는 여성'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발 빠른 방송사들이 여성 스포츠인들을 주요 예능 프로그램 전면에 세운 건 물론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베팅 정보 사이트 라인스닷컴이 지난 5월 발표한 조사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성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시청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예로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시청자 수는 지난해 300%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이 2019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관심이 고조된 결과라고 라인스닷컴은 분석했다. 

지난해 NWSL 챌린지컵 경기는 동시간대 중계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와 맞먹는 시청자를 끌어모았다고 한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의 올림픽채널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시청자의 56%가 여성이었고 여성 스포츠가 시청자수로 남성 스포츠를 압도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의 스포츠팬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응답자의 66%가 적어도 한 종목 이상의 여성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또 84%는 어찌됐든 여성 스포츠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응답자의 49%는 여성, 51%가 남성이었다. 스포츠팬의 성비가 사실상 균형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성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투자는 여전히 남성 스포츠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2013~2017년 광고·후원 자금 가운데 여성 스포츠에 투입된 건 0.4%에 불과했다. 또 같은 종목에서도 여성 프로선수의 평균 연봉은 남성의 63%에 그쳤다.

미국 온라인 투자매체 벤징가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부자 순위에서 운동선수 상위 50위권에 든 여성은 일본 테니스 선수인 나오미 오사카(29위)가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라인스닷컴은 여성 스포츠의 인기와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여성 스포츠인들이 공정한 대접을 받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단체 이사회의 여성 비율이 아직 25%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