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샤오미, 직원 1인당 38억원 줬다…애플 이기고 '보너스 잔치'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 대수 기준) 17%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올라섰다. 애플 아이폰을 흉내 낸 '짝퉁(가짜)' 제품으로 출발한 샤오미가 창업 11년 만에 '원조'를 넘어선 것이다.
샤오미는 실적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난 768억8000만위안(약 13조6700억원)에 달했다. 순이익은 2.64배 증가한 61억위안(약 1조850억원)이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애플을 이기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샤오미는 지난달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초창기 입사 직원 등 122명에게 1억1965만주의 주식을 보상했다. 금액으로는 약 31억3400만홍콩달러, 1인당 평균 2570만홍콩달러(38억원)를 받았다. 샤오미는 별도로 유망한 신입사원 등 젊은 직원 3904명도 선발해 1인당 약 664만원어치의 주식을 성과급으로 줬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샤오미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5년 안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스마트폰 업체가 되는 것을 다음 목표로 내걸었다. 샤오미는 과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샤오미의 강점과 한계 등을 키워드로 풀어봤다.
가성비
샤오미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판매 이익률이 5%를 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샤오미 스마트폰 평균 가격은 삼성과 애플보다 각각 40%, 75% 저렴하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을 통해 '쓸만한' 스마트폰을 만든다.
단점도 있다. 샤오미의 주력 시장은 여전히 저렴한 스마트폰이다. 출하 대수는 많지만 매출 규모는 애플과 비교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가 된 것은 코로나 사태, 요동치는 국제정세, 원재료 공급 등 다양한 원인이 만들어낸 우연일 수 있다"며 "연간 기준으로 보면 샤오미는 여전히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기술력
샤오미가 가성비를 앞세운다고 해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샤오미는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1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배경이 보이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도 출시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올해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샤오미가 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샤오미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삼성이나 애플에 뒤처지지 않는다. 맥쿼리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샤오미의 매출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0% 정도다. 하지만 매출총이익 기여도는 45%에 달한다. 하드웨어를 싸게 파는 대신 자체 개발 운영체제(OS)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이익을 내는 구조이다.
접근성
샤오미는 초창기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중국 소비자는 저렴하고,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샤오미에 열광했다.
샤오미는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오프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대도시와 달리 중국 중소도시에서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는 수요가 많아서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파는 '미스토어(Mi Store)'를 대폭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1000곳 정도의 매장을 열고 있다. 최근 1년간 새로 생신 미스토어만 약 8000곳에 이른다.
한계
샤오미는 중국 기업이라는 한계가 있다. 자국 시장을 벗어나면 존재감이 옅어진다. 미국과의 불안한 관계도 위험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한 순간에 치명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한때 세계 1위를 넘봤으나 미국의 제재로 무너진 화웨이나, 중국 정부의 규제로 사업 축소 위기에 빠진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등과 같은 위기가 샤오미에도 닥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