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인]테슬라가 고마운 LG에너지솔루션

2021-07-26     유희석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엠블럼 /사진=테슬라

지난 5월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차지했다. 한 달간 생산된 전기차에 가장 많은 배터리를 공급했다는 뜻이다. 월간 전기차에 설치된 배터리 공급량 기준이다. 2위는 중국의 CATL, LG에너지솔루션이 월간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을 제친 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이다. 

1~5월 누적 기준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26.6%로 CATL(27.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CATL의 텃밭인 중국을 빼면 LG에너지솔루션의 우세가 확연하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1.3%로 CATL보다 3배 이상 높았다. 2위는 일본의 파나소닉으로 31.1%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최고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오른 것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관련이 있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보급형 세단 '모델3'와 중형 스포츠실용차(SUV) '모델Y' 판매가 늘면서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급량도 늘어난 것이다. 

특히, 테슬라가 올해 초 출시한 모델Y 판매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는 지난달 중국에서 각각 1만6515대, 1만1623대 팔리며,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위와 3위에 올랐다. 니오, 샤오펑, 리오토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테슬라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다양한 배터리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전문 매체 테슬라라티는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 모델Y 주문이 7만대가량 밀려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지금 모델Y를 주문해도 10월은 이후에야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의 성장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언제든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얘기다. SNE리서치의 케니 김 대표는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트리오(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앞으로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며 "CATL이 중국의 선도적인 배터리 공급 업체로 입지를 계속 공고히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계속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