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카르마라인 경제'가 뜬다...'지구 1일 생활권' 예고
리처드 브랜슨 우주선 시험비행 성공...지상-우주 경계 '카르마라인 경계' 근접
'괴짜 사업가' 러처드 브랜슨이 11일(현지시간) 우주선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인 버진갤럭틱의 우주비행선 'VSS유니티'에 조종사 2명, 회사 임원 3명과 함께 몸을 싣고 고도 90㎞에 달하는 지상과 우주의 '경계'까지 날아 올랐다. /동영상=버진갤럭틱 유튜브 계정
억만장자 사업가들이 앞다퉈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인 고도 100km의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향하고 있다. '괴짜 사업가'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이 세운 우주항공업체 버진갤럭틱의 우주선에 몸을 싣고 첫 우주여행을 마쳤다. 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자신의 로켓회사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호에 오는 20일 탑승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여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부자 사업가들이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더 이상 지구에서 이룰 만한 일이 없어서 일까. 물론 우주여행은 세계 최고의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에게 가장 도전적인 과업임에 틀림없다. 우주여행은 부자들의 돈자랑처럼 들리기도 한다. 고도 100km를 날아 영화 속에서 봤던 지구를 단 몇 분만 보고 돌아오는 여행에 불과하다.
◇초고속 이동수단 '지구 1일 생활권'
그럼에도 전 세계가 슈퍼리치들의 우주사업에 주목하는 건 우주여행 이면의 가능성 때문이다. 우주사업을 직접 펼치고 있는 이들도 우주에서 여행사업 이상의 잠재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
버진갤럭틱, 블루오리진과 같은 기업들이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을 따라 안전하면서도 빈번하고 합리적 가격의 우주여행을 활성화하면 우주선을 지구의 새로운 교통·운송수단으로 쓸 수 있다. 지구 대륙 간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한두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간우주여행연합의 카리나 드리스 대표는 미국 뉴스웹사이트 데일리비스트에 "조만간 우주로 날아가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우주실험과 우주사업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리치들이 우주여행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 우주여행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우주여행 가격이 떨어지면 우주산업이 지구로 내려올 수 있게 된다. 카르만 라인을 따라 형성된 우주공항을 통해 지구가 1일 생활권에 들어 오는 것이다. 미국 서부 해안에서 유럽 대륙까지 1시간, 유럽에서 호주까지 90분이면 이동 가능할 것이라고 데일리비스트는 전문가를 인용해, 전망했다.
◇무한 잠재력 '카르만라인 경제' 뜬다
지구 어디라도 단 1~2시간이면 사람이 도달할 수 있다면 어떤 재화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가의 물품이나 이식용 장기 등 긴급성이 높은 물품 운반에 적합할 전망이다.
드리스 대표는 데일리비스트에 "미국 경제와 과학, 민간 우주산업과 환경산업, 나아가 국가 안보에까지 막대한 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문부과학성을 인용해 일본에서 발사·착륙하는 우주수송기 개발산업만 2040년이면 연간 5조2000억엔(약 54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우주여행이 거대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만큼, 기업들의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카르만라인 경제'가 하루아침에 생겨날 수는 없다. 버진갤럭틱은 우주 관광상품을 17년째 광고만 해온 게 현실이다. 결국 합리적인 가격에 접근성 높은 우주관광산업이 등장하려면 수십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브랜슨과 베이조스를 따라 카르만라인까지 가려면 25년 넘게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과 우주개발 방식의 경쟁이 지속되면 언젠가 카르만라인 경제는 현실이 되고, 브랜슨과 베이조스 등은 주춧돌을 놓은 개척자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