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中 '빅테크' 투매 폭풍...절호의 매수 기회?
중국 대형 기술기업들이 강력한 투매 압력에 직면했다.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탓이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 상장으로 대박을 친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추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 주가는 6일(현지시간) 20% 가까이 떨어진 12.49달러를 기록했다. 공모가 14달러를 밑돌게 된 셈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일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이 회사의 신규 회원가입과 앱 다운로드를 중단시킨 게 악재가 됐다.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JD닷컴, 등 중국의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이 여파로 중국 대형 기술주들을 담고 있는 중국 항셍기술지수는 7일 한때 낙폭이 1.9%나 됐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2월 고점에 비하면 30% 넘게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중국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지난 2월 고점 대비 8230억달러(약 937조원) 쪼그라들었다며, 투매 바람이 멈추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라고 전했다.
폴 퐁 페가수스펀드매니저스 이사는 블룸버그에 "(중국 대형 기술주들에 대한) 투매가 3분기에도 계속 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의 규제 조치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보유하고 있는 중국 기술주의 3분의 2를 처분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디디추싱 등을 대상으로 지목한 중국의 사이버안보심사가 중국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강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막은 데 이어 알리바바와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주말 화물차량공유서비스업체 만방과 온라인 구인·구직서비스 보스즈핀 운영사인 칸준도 디디추싱과 같은 사이버안보심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뉴욕증시에 입성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증시에 진추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자들 "일단 팔고 보자"..."절호의 매수 기회"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일단 팔고 보자는 분위기다.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저스틴 탕 유나이티드파트너스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일단 팔고, 얘기는 나중에' 전략을 취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안 시 코르테시 GAM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중국 기술주 주가가 펀더멘털이 아닌 단기적인 투자심리에 휘둘리고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술주 주가 수준이 비로소 매력을 발산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증시에 빨리 진출한 중국 기술기업들의 PER(주가수익비율)는 평균 22배(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 기준)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26배보다 훨씬 낮다. 주가 수준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GAM의 지안 시는 "투자심리가 극단적인 비관론으로 흐르면 항셍기술지수가 20%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이는 극단적으로 매력적인 가격으로 급성장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 주식을 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