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인]한화는 니콜라 주식을 어떻게 팔았나
2018년 1억달러 투자, 2213만주 확보 올해 3월 니콜라 지분 절반 매각 추진 이후 주가 하락, 반등한 6월 대거 매각 지분율 5% 미만 하락, 공시의무 없어져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1억달러(약 1133억원)을 투자해 미국 전기·수소차 기업 니콜라 지분 6.13%(2213만주)를 확보했다. 계열사인 한화종합화학USA와 한화에너지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한 '그린니콜라홀딩스'라는 회사를 통해서였다.
니콜라가 지난해 6월 4일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벡터IQ란 회사와 합병하면서 그린니콜라홀딩스 지분율은 5.6%로 낮아졌다. 합병 뒤 니콜라 주가는 장중 한때 주당 94달러(약 10만6445원)까지 치솟았다. 한화그룹의 지분가치도 20억달러(약 2조2600억원)로 불었다.
환호는 길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공매도 투자회사인 힌덴버그가 "니콜라는 사기"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주가가 14달러대로 떨어졌다. 사기 논란과 주가 급락으로 니콜라 창업자 겸 회장이었던 트레버 밀턴도 회사를 떠났다.
한화 지난달 니콜라 주식 290만주 매각
주당 평균 18.49달러, 총 5370만 달러
결국, 초기 투자자였던 한화도 지난 3월 니콜라 보유 지분의 절반(1106만주)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모건스탠리에 주식 매매를 위탁했다. 주식 매각은 판매자가 미래 정한 가격과 거래량, 날짜 등의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10b5-1(c) 규정'에 따랐다.
실제로 주식 매각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초였다. 한화는 지난달 9일부터 28일까지 290만주를 매각했다. 총 매각 대금은 5370만달러(약 607억8940만원), 주당 평균 매각 가격은 18.49달러(약 2만938원)로 지난 3월 말 종가보다 33%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 잔여 주식은 지난달 29일 기준 1920만주(4.9%)다. 현재 주가 기준 가치가 3억달러(약 3400억원) 이상이다. 지분율이 5% 이하로 떨어지면서 한화의 주식 거래 사실 공시 의무도 없어졌다. 앞으로 언제든 대량의 니콜라 주식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니콜라 주가는 올해 1분기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계속 지지부진하다. 올 들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5% 넘게 오르는 동안 계속 제자리걸음 중이다. 한화의 주식 매각은 오는 12월 10일 이내 모두 팔릴 때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