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S&P500, 기록적인 신기록 행진...환호 뒤엔 '공포 트레이드'

1997년 이후 처음 7거래일 연속 신기록 델타변이 등 우려에 기술주가 랠리 주도

2021-07-03     김신회 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7년 이후 처음으로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충분하다는 게 역사적 경험지만, 신기록 행진 이면에는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P500,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올 들어 36번째 신기록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75% 오른 4352.34를 기록했다.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마감가 기준으로 올 들어 36번째 신기록이다. 

지수는 1년 새 나흘에 한 번 꼴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며 지난해 8월 이후 최장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이날 각각 0.44%, 0.81% 오르며 신기록을 세웠다. 

S&P500지수 추이/자료=FRED

◇'골디락스' 美 6월 고용지표...연준 금리인상 우려 완화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가 85만명으로 1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70만명을 훌쩍 넘었다. 반면 실업률은 5월 5.8%에서 5.9%로 올랐다. 

신규 고용자수는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세를 입증했지만, 실업률이 높아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자아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골디락스(더할 나위 없이 좋은) 리포트'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자수 추이(천명)/자료=FRED

◇"S&P500 신기록 행진은 추가 상승 신호"...증시엔 자금 밀물 

블룸버그는 S&P500지수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사상 최고치 경신 추세라면 추가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1927년 이후 지수가 지금과 비슷한 신기록 행진을 한 다른 경우가 12번 있었는데, 3개월 뒤에 지수가 오름세에 있었던 경우가 11번이나 됐다는 것이다. 평균 상승폭은 2.6%쯤 됐다고 한다.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유례없이 강력한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주식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역대 최대 수준인 6000억달러에 이른다.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펀드에만 지난 2월 이후 189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2015년 이후 가장 빠른 자금 유입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나스닥100지수 추이/자료=FRED

◇랠리 뒤엔 '공포 트레이드'...델타변이 등 악재에 다시 뜨는 기술주 

블룸버그는 S&P500의 신기록 행진 배경에는 첩첩한 악재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공포 트레이드'(fear trade)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특히 전염력이 강한 델타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와 성장세가 정점에 도달했는지 모른다는 관측 등에 떠밀린 투자자들이 다시 기술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이 경기회복 기대감에 부상했던 경기민감주들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팬데믹 공포가 한창일 때도 기술주가 증시 전반의 랠리를 주도했다.

뉴욕증시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100지수는 S&P500을 압도하며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2019년 11월 이후 최장기 랠리다.

이런 가운데 헤지펀드들은 위험천만한 베팅을 축소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