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인]일본 롯데홀딩스 의결권 3분의 1 쥔 신동주 인맥 살펴보니…

2021-06-14     유희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롯데그룹 경영권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 의결권의 3분의 1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쥐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 전 부회장은 그가 과반 지분(50%+1주)을 보유한 광윤사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유산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 지분 33%가량을 확보했다. 

의결권 3분의 1 이상은 회장 선임, 재무제표 승인, 주식배당 등 주주총회 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하는 보통결의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주식 분할, 정관 변경,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주식 이전 등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필요한 특별결의에는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지만, 경영권을 아직 완벽히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신동빈 회장의 친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내 인맥도 막강하다. 특히,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신 전 부회장은 최근까지 아오야마가쿠인대 출신 재계 인사 모임인 아오야마가쿠인경제인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인회는 1993년 설립된 ‘아오야마회 네트워크'가 모태로, 2014년 ‘아오야마 경제인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아오야마가쿠인 유일의 경제계 동창생 교류 모임이 됐다. 현재 에어캐나다재팬, 닥스, 손해보험재팬, 오사카힐튼, 세븐&아이크리에이트링크, 덴소, 일본항공 등 일본 유명 기업 고위 경영진이 대거 포함돼 있다. 신동빈 회장도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를 졸업했지만, 아오야마가쿠인 경제인회에서는 활동하지 않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을 만들어 신동빈 회장이 장악한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 복귀를 노리고 있다. 지난 10일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을 위한 재판에 항소하겠다는 성명도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이사직 해임 소송에서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한편,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신동주→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L투자회사→호텔롯데' 순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와 신동주 전 부회장 대신 임원지주회와 일본 롯데 계열사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한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기업공개(IPO)를 통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지분을 희석하고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지만, 의결권 부족으로 사실상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