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가루다항공 '주주' 될까…'부채→주식' 스왑 추진
인니 정부 가루다 부채 재구조화 방안 추진 하나은행, 가루다 채권 대신 주식 받을 수도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이하 가루다)의 주요 주주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진 가루다가 부채를 신주로 바꿔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어서다. 가루다 채권은행인 하나은행도 채권회수 대신 지분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현지 언론 보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는 가루다 회생을 위한 부채 재구조화 방안 중 하나로 '부채→주식' 스왑옵션을 제시했다. 가루다에 돈을 빌려준 은행에 주식으로 대신 갚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도 9일(현지시각) 이 같은 방침에 동의했다. 사실상 정부 소유였던 가루다가 은행 채권단에 넘어가는 셈이다.
가루다는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총부채가 140조루피아(약 10조9760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이미 70조루피아(약 5조4880억원) 규모의 부채 만기가 도래했다. 가루다 채권단 중에는 현지 은행과 함께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 'KEB 하나 인도네시아'도 포함됐다. 다만, 하나은행의 채권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루다는 부채의 질도 나쁘다. 지난해 9월 가루다가 발표한 재무보고서를 보면 만기가 짧은 단기 부채 규모가 7억5430만달러(약 8414억원)에 달했다. 장기 부채는 2억695만달러(약 2308억원)이었으나, 이마저도 올해 9월 이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40% 이상이었다.
까르띠가 위조앗모조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차관은 "가루다를 구하기 위한 부채 재구조화 방안으로 부채를 자본으로 바꾸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 채권 보유자가 앞으로 가루다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으며 기존 주주 지분은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