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하는 동안 '테슬라 버거' 먹을까

"테슬라, 외식업 진출 위해 상표등록 신청"

2021-06-02     김태연 기자
중국 베이징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외식업 진출설이 사실상 확인됐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Elctrek) 등은 1일(현지시간)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 충전소(테슬라 슈퍼차저) 인근에서 레스토랑을 비롯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새 상표등록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USPTO가 지난달 27일자로 접수한 내용을 보면 테슬라의 새 상표등록은 레스토랑 서비스, 임시 매장 형태의 팝업레스토랑 서비스, 셀프서비스 레스토랑 서비스, 테이크아웃 레스토랑 서비스 등을 위한 것이라고 돼 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기존 테슬라 상표 2개와 표준서체로 쓴 회사 이름 등 3건의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기존 상표는 자동차와 에너지사업으로 제한돼 있던 적용범위를 외식업으로 확대한 것이다.

테슬라가 외식업 진출을 위해 추가로 등록 신청한 기존 로고/사진=미국 특허상표청

외신들은 테슬라의 외식업 진출설이 사실상 확인된 셈이라고 풀이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외식사업 진출 가능성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는 2018년 1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로스앤젤레스(LA)에 들어설 새 테슬라 슈퍼차지 가운데 한 곳에 구식 드라이브인, 롤러스케이트, 록 레스토랑을 들이려 한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머스크의 흔한 농담이겠거니 하는 반응이 많았지만, 테슬라는 같은 해 3월 LA 서부 샌타모니카에 슈퍼차저와 함께 레스토랑을 짓겠다며 허가 신청을 냈다.

그러나 테슬라는 3년 가까이 중단했던 이 사업을 끝내 포기했다. 대신 충전소 규모만 대폭 키우는 내용으로 다시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게 지난 3월이다. 

당시 수면 아래로 잠기는 듯 했던 테슬라의 외식업 진출설은 머스크의 지난달 트윗(트위터 게시글)으로 되살아났다. 그는 샌타모니타에 곧 큰 슈퍼차저가 새로 들어선다며 50년대풍의 식당과 100개의 영화 클립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외식업 진출설은 얘기가 된다고 본다.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2만5000개가 넘는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200마일(약 321㎞) 운행에 필요한 급속 충전 시간이 15쯤 된다고 한다. 충전소 내부나 인근에서 패스트푸드를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미국 온라인 투자매체 벤징가는 테슬라가 기존 레스토랑들과 손을 잡으면 브랜드 로열티 수입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