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메리츠대체운용 메자닌 투자' 美 호텔리츠 법정관리…'1억弗' 어쩌나
브룩필드 산하 HIT리츠, 챕터11 파산보호 신청 메리츠대체운용 2년전 HIT 선순위 메자닌 투자
메리츠금융그룹 산하 부동산 투자전문 회사인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투자한 미국 호텔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로 호텔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채권자인 메리츠대체운용도 수익은커녕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호텔 100여곳을 소유한 호스피탤리티 인베스터스 트러스트(이하 HIT리츠)는 19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1은 파산법원이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해 회생시키는 제도다. 국내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HIT리츠는 챕터 11 신청을 위해 대주주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 구조조정지원약정(RSA)을 맺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최대 부동산투자회사인 브룩필드는 HIT리츠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보유 호텔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HIT리츠는 현재 미국 전역에 힐튼, 메리어트, 하얏트 등 호텔 100여곳을 담고 있다.
메리츠대체운용은 앞서 지난 2019년 5월 모기지론(부동산담보대출)과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으로 구성된 HIT리츠의 8억4610만달러(약 9583억원) 자금 조달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메리츠대체운용이 투자한 것은 1억달러(약 1132억원) 규모의 선순위 메자닌이었다. 당시 HIT리츠에 포함된 62개 호텔이 기초자산이었다. 수탁사는 NH농협은행이 맡았다. 후순위 메자닌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NC가넷펀드와 케이만제도에 설립된 CC6인베스트먼트펀드가 인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HIT리츠도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 내 확진자 급증으로 인적이동이 제한되면서 호텔 업계가 유동성 위기로 내몰렸다. 메리어트가 인력의 3분의 2를 구조조정을 했으며, 힐튼과 하얏트 등도 영업중단과 인력감축에 나섰다. 해외 부동산, 특히 미국 호텔 투자 비중이 높았던 메리츠대체운용도 어려움에 빠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2016년 현대자산운용 출신 인력이 주축으로 설립된 메리츠대체운용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달 17일 현재 메리츠대체운용의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 잔액이 2조9073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7년 말 미국의 비즈니스호텔 회사인 클럽 쿼터스 대출채권에 700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호텔 투자를 줄곧 늘려왔다.
미국에 있는 우드 스프링 스위트와 하와이 그랜드 와일레아, 바하마의 아틸란티스 리조트 등이 메리츠대체운용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겼다. 2019년 HIT리츠 투자와 비슷한 시기 미국 플로리다 디플로맷 호텔에도 1200억원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