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日시프트의 선순환 구조...3년만에 순이익 8배 비결은?
블룸버그,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위탁업체 시프트 전략 소개 중간하청 없애 가격 경쟁력, 임금 높여...7년새 주가 5500%↑
"작은 회사를 인수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줬다."
일본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위탁업체인 시프트(SHIFT)의 창업자인 단게 마사루 사장이 전한 성공전략이다. 블룸버그는 17일 이 회사의 주가 성적표를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이 전략은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시프트의 주가는 2014년 도쿄증시 상장 이후 무려 5500% 넘게 올랐다. 다른 주요 상장 종목들을 압도하는 성적이다.
◇중간 하청 없애 가격경쟁력 높여
올해 46세인 단게 사장은 일본 히로시마의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2005년 시프트를 창업했다. 5년간의 컨설팅회사 근무 경력을 살려 처음엔 기업들을 상대로 수익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일을 하다가, 2009년 소프트웨어 품질보증테스트 사업에 진출했다.
처음 직면한 일본 소프트웨어산업은 비효율투성이였다. 이를 제거하는 게 사업모델이 됐다. 그는 특히 층층이 쌓인 하청구조에서 횡행하는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문제 삼았다. 중간단계를 없애기 위해 공급망 바닥 가까이에 있는 작은 회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청 부담을 덜고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공정한 노동환경"
단게 사장은 "M&A를 통해 공정한 노동환경을 창출하고 싶다"며 기업을 사서 비용절감에 나서는 일반적인 인수합병(M&A)전략에서도 벗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한 기업 엔지니어들의 고용을 보장하며 오히려 임금을 올려줬다. 소프트웨어 테스트가 2류 직업이라는 엔지니어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였다. 인력이 늘자 일거리가 많아져 매출도 증가했다.
사이토 고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 인력난이 불가피하다며, 소프트웨어 품질관리를 대신 해주는 시프트의 사업모델이 유효한 이유를 설명했다.
◇14개 회사 인수, 엔지니어 고용 14배
블룸버그는 시프트의 선순환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테스트 시장 가격이 200만엔이라면, M&A로 중간단계를 줄인 시프트는 150만엔을 청구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계약이 늘어나 돈을 많이 벌면 엔지니어 임금인상 여지도 커진다.
한 예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사토 유스케는 2016년 다니던 회사가 인수되면서 시프트에 합류했다. 이후 임금이 70% 넘게 올랐다는 그는 "시프트에 합류한 게 내 경력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시프트는 지난 2월 말 현재 정규직 엔지니어 3308명을 고용하고 있다. 2015년 말 228명에서 14배 늘어난 것이다. 시프트는 그 사이 14개 이상의 회사를 인수했다.
◇순이익 3년 만에 8배..."이제 시작이다"
시프트의 연매출은 287억엔(지난해 8월 기준)으로 3년 전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억800만엔에서 16억엔으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프트는 올해 매출은 450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게 사장은 2025년엔 1000억엔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글로벌 증시에 성장주 매도 바람이 불면서 시프트 주가도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에서 19%가량 떨어졌지만,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강력해 보인다. 주식 가치 평가 척도인 주가수익비율(PER)이 90배에 이를 정도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사이토 애널리스트는 시프트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엔지니어 수를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으로 봤다. 단게 사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