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수주 안 해"…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 '1.1조' 쿠웨이트 가스플랜트 입찰 포기
쥐라기 가스플랜트 4번·5번 패키지 쿠웨이트·중국 업체가 최저가 낙찰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1조원이 넘는 쿠웨이트 쥐라기 가스플랜트(JPF) 4번과 5번 패키지 입찰을 포기했다.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하는 기업이 수주하는 최저가 입찰 방식이어서,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OC)가 지난 4일(현지시각) 마감한 JPF 4번·5번 패키지 입찰에서 쿠웨이트 업체인 스페트코(Spetco)가 패키지당 4억8945만달러(약 5490억원)의 최저가를 써냈다. 2위는 중국 석유 회사 제루이(傑瑞·Jereh)와 쿠웨이트 나프코(Napco) 컨소시엄으로 패키지당 4억9065만달러(약 5500억원)를 제시했다.
입찰이 마감됨에 따라 KOC는 조만간 최저가 입찰자와 BOO(Build, Own and Operate)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사업자가 시설 준공 후 소유권을 갖고 직접 운용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쿠웨이트에서는 한 업체가 두 개 이상의 패키지를 동시에 수주할 수 없어 스페트코와 제루이-나프코 컨소시엄이 JPF 4번과 5번 패키지를 나눠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JPF는 하루 5억9000만ft³의 천연가스와 22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총 사업비는 36억달러(약 4조원)이며, 1~3번 패키지는 준공 후 가동 중이다. 애초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사전 적격사업자 심사를 통과하며 JPF 4번과 5번 패키지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저가 수주 우려 등으로 막판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국내 건설사가 그동안 해외 저가 수주에 시달려왔다. 예컨대 삼성엔지니어링 사우디아라비아 법인인 '삼성 사우디아라비아(Samsung Saudi Arabia)'는 2015년 자본잠식 규모가 1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94억원으로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