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벌써 한물갔나?..."평균가격, 고점 대비 70% 추락"

"경기부양발 '일시유행' 끝나" vs "'혁신'에 무슨 거품?"

2021-04-04     김신회 기자
'비플'(Beeple)로 알려진 미국 그래픽디자이너 마이크 윈켈만의 디지털 콜라주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이 작품의 파일이 지난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달러(약 783억원)에 낙찰되면서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 토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사진=AP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떠올라 주목받고 있는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 토큰) 열풍이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천문학적인 경기부양 자금이 불러 일으킨 일시적 유행이 끝났다는 주장과 혁신의 성과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주장이 맞선다.

3일(현지시간) NFT 전문 사이트 논펀저블(nonfungible)닷컴에 따르면 NFT 평균가격은 지난 2월 22일 고점(약 4300달러)에서 전날 1330달러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낙폭이 70%에 달한다.

NFT 평균가격은 논펀저블닷컴이 추적하는 NFT 거래건수와 거래액을 근거로 산출한다. 지난 2일에는 여러 NFT 장터에서 16만231건이 2억1326만2228달러에 거래됐다.

NFT는 암호화폐에 쓰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자산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로 복제할 수 없는 고유한 식별정보를 갖춘 이 토큰은 온라인 예술작품·음악·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등이 원판임을 인증하는 디지털증서가 된다.

NFT는 온라인 경매나 온라인 장터 등을 통해 달러나 암호화폐 등으로 살 수 있다. 최근 디지털아트 등이 고가에 팔리고 유명인사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대체 투저처로 떠올랐다.

'비플'(Beeple)로 알려진 미국 그래픽디자이너 마이크 윈켈만이 지난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지털 콜라주 작품 파일을 6930만달러(약 783억원)에 팔면서 NFT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비관론자들은 갑작스러운 관심 속에 NFT가 고가 행진을 이어가자 투기과열을 경고해왔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푼 막대한 자금이 곳곳에서 새로운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NFT에 대한 열광이 테슬라, 게임스톱 등 최근 미국 증시에서 단기간에 급등한 일부 종목과 암호화폐 비트코인 등에 낀 거품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반면 기술 분야에 정통한 이들은 NFT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혁신이지, 가격에 목을 맨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암호화폐·블록체인 전문 저널 '레저'(Ledger)의 공동 편집자인 크리스 윌머 미국 피츠버그대 부교수는 블룸버그에 "'개념'을 금융거품으로 볼 수는 없다"며 NFT는 물론 암호화폐에 대한 거품론을 모두 일축했다. 그는 열광이나 비이성적 과열이 있을 수 있지만, 암호화폐와 NFT는 장기간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나 NFT는 혁신에서 비롯된 일종의 개념으로 사람들이 열광할 수는 있지만, 다른 금융자산처럼 거품 붕괴로 무너질 게 아니라는 얘기다.

미술작품은 물론 음악, 영화, 야구카드, 트윗(트위터 게시글) 등 NFT 대상이 사실상 무한하다는 점도 거품론에 대한 반론의 근거가 된다.

블록체인 플랫폼 테조스(Tezos)의 캐슬린 브라이트먼 공동 설립자는 NFT시장에 대해 디지털아트가 거품이라면, 음악이나 영화 쪽은 아직 성장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대출처럼 NFT 대출에 대한 문의도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NFT와 기존 금융자산과의 상관관계를 놓고 NFT가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처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안전자산인 금을 대신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NFT의 기반이 되는 코인들이 급격히 몸값을 불리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쎄타(THETA)를 비롯한 38개 NFT 테마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225억달러로 올 1분기에만 8배 넘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