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점잖아졌다"...암호화폐 추세 전환 신호?
JP모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정상화...기관투자가 베팅 늘어날 것"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으로 악명 높은 비트코인이 점잖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월가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로부터 나왔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잦아들고 있는 게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북돋는 추세의 장을 마련할 것 것으로 봤다.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조글루를 비롯한 JP모건 전략가들은 1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정상화'(normalization)하고 있다는 잠정적인 신호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변동성의 잠재적인 정상화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의 최근 3개월 실제 등락폭을 반영한 3개월 실현 변동성은 지난 2월 90%를 넘었다가 최근 86%로 떨어졌다. 6개월 실현 변동성은 73% 수준까지 하락했다.
기관투자가들은 한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한 비트코인에 대한 베팅을 투기라며 평가절하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다는 걸 문제 삼았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 탓에 위험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암호화폐에 대한 베팅을 꺼렸다. 월가 대형 은행들 가운데 현재 암호화폐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다.
비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최근 강력한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2017~2018년의 극심한 변동성이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한 해 무려 1400% 뛰며 그해 말 2만달러에 육박했지만, 이듬해 초 급락세로 돌아서 2018년 말에는 300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한때 5000달러를 밑도는 저점에서 지난달 중순 사상 최고가인 6만1557달러에 이르기까지 1년 새 무려 1200% 넘게 뛰었다.
JP모건 보고서 저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최근 안정되고 있는 게 일시적인 게 아니라 추세적인 변화라고 본다. 게다가 비트코인이 최근 초강력 랠리를 뽐내고 있는 만큼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 영역에 새로운 흥미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뉴욕(BNY)멜론,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암호화폐에 대한 베팅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은행은 전날 올 2분기에 부유층을 상대로 암호화폐 투자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지난 2개 분기 동안 비트코인시장에는 자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금시장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70억달러가 유입됐고,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대신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창이라는 점에서 금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건 주목할 만하다.
JP모건은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게 되면 비트코인이 투자 자산 다각화 측면에서 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특히 비트코인은 달러 강세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