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점잖아졌다"...암호화폐 추세 전환 신호?

JP모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정상화...기관투자가 베팅 늘어날 것"

2021-04-02     김신회 기자
사진=픽사베이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으로 악명 높은 비트코인이 점잖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월가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로부터 나왔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잦아들고 있는 게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북돋는 추세의 장을 마련할 것 것으로 봤다.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조글루를 비롯한 JP모건 전략가들은 1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정상화'(normalization)하고 있다는 잠정적인 신호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변동성의 잠재적인 정상화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의 최근 3개월 실제 등락폭을 반영한 3개월 실현 변동성은 지난 2월 90%를 넘었다가 최근 86%로 떨어졌다. 6개월 실현 변동성은 73% 수준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3개월, 6개월 실현변동성 추이/자료=블룸버그, JP모건체이스 

기관투자가들은 한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한 비트코인에 대한 베팅을 투기라며 평가절하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다는 걸 문제 삼았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 탓에 위험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암호화폐에 대한 베팅을 꺼렸다. 월가 대형 은행들 가운데 현재 암호화폐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다. 

비관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최근 강력한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2017~2018년의 극심한 변동성이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한 해 무려 1400% 뛰며 그해 말 2만달러에 육박했지만, 이듬해 초 급락세로 돌아서 2018년 말에는 300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 한때 5000달러를 밑도는 저점에서 지난달 중순 사상 최고가인 6만1557달러에 이르기까지 1년 새 무려 1200% 넘게 뛰었다.

자료=코인데스크

JP모건 보고서 저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최근 안정되고 있는 게 일시적인 게 아니라 추세적인 변화라고 본다. 게다가 비트코인이 최근 초강력 랠리를 뽐내고 있는 만큼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이 암호화폐 영역에 새로운 흥미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뉴욕(BNY)멜론,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암호화폐에 대한 베팅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은행은 전날 올 2분기에 부유층을 상대로 암호화폐 투자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지난 2개 분기 동안 비트코인시장에는 자금이 대거 유입됐지만, 금시장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70억달러가 유입됐고,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을 대신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창이라는 점에서 금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건 주목할 만하다. 

JP모건은 더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게 되면 비트코인이 투자 자산 다각화 측면에서 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특히 비트코인은 달러 강세에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