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인도에 통신장비 공장 건설 추진
인도 생산연계 인센티브 2차 계획 지원 전망 예상 투자금액 1조9000억원, 수출까지 염두
삼성전자가 인도에 4G·5G 통신장비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인도 정부의 자국 제조업 육성 정책에 맞춰 인도 통신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수출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2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 통신장비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4G와 5G 통신망에 쓰일 통신장비와 부품 등을 생산해 현지 이동통신업체에 공급하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예상 투자금액은 1219억9000만루피(약 1조9000억원).
삼성전자는 이미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릴라이언스 지오가 구축한 4G망에 통신장비를 공급한 것. 릴라이언스 지오는 5G망 구축에도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인도에 통신장비 공장을 건설하면 릴라이언스 지오가 현지에서 5G 장비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인도에 통신장비 공장 건설을 염두에 둔 것은 인도 정부가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정책 때문이다. PLI는 지난해 3월 발표된 정책으로, PLI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은 인도에서 만드는 제품의 매출 증가분의 4~6%를 보조금 형태로 받는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0월 휴대폰과 관련 부품, 의약품 중간체 및 원료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대상으로 PLI 1차 대상 기업 16개를 선정한 바 있다. 라바, 바그와티 같은 인도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폭스콘, 위스트론, 라이징스타, 페가트론 등 외국 기업도 포함됐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1월 PLI 지원 부문을 확대하고 208억6000만달러(약 23조53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하는 2차 계획을 밝혔다. 2차 지원 부문에는 배터리, 전자기기, 자동차, 태양광, 전자통신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자통신 부문에 지원해 노키아, 에릭슨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을 노려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제조업 기지가 되려 하고 있다"며 "특히, PLI는 글로벌 기업들에 중국을 대체할 매력적인 옵션으로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