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시장 흔드는 머스크 트윗...게임스톱 이어 비트코인도 급등

2021-01-30     김태연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트위터 게시글) 한 마디에 월가가 들썩이고 있다. 공매도 비판 발언으로 게임스톱으로 대표되는 공매도 종목들의 급등에 힘을 실어주더니, 이번엔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올렸다.

◇해시태그 추가 1시간 만에 비트코인 20%↑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9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이날 트위터 바이오(프로필)에 비트코인 해시태그를 추가한 뒤 불과 한 시간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20% 올랐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해시태그를 덧붙이며 "되돌아 보면, 불가피했다"는 의미심장한 트윗도 남겼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3시30분께부터 갑자기 올라 한 시간만에 3만7299달러로 5000달러, 약 20% 뛰었다. 오전 9시쯤 3만8500달러를 웃돌다가 오후 들어 3만4000달러 후반대로 후퇴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주춤한 흐름이었다. 연초 4만19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급락해 지난주에는 한때 3만달러 선이 무너졌다. 사상 최고치에서는 13% 밀리고, 올 들어서는 25%가량 올랐다. 

◇'게임스톱' 급반등...이번주 400%↑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한 잇딴 발언으로 안 그래도 혼란한 미국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더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 극장체인 AMC 등 공매도 종목들의 불안한 급등세가 한창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월스트리트베츠'(WSB·Wallstreetbets) 게시판이 개인투자자(개미)들의 매수 바람을 일으키면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걸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해당 주식을 사들여 되갚는다. 주가가 하락한 만큼 이익이 된다. 게임스톱, AMC 같은 종목들은 원래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표적이었다.

문제는 공매도 종목 주가가 급등하면 공매도 세력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손실을 줄이려면 서둘러 주식을 매입해 갚아야 한다. 이를 숏커버링이라고 하는데, 숏커버링이 가속화하면 주가 상승세에 더 힘이 실리는 숏스퀴즈 상황이 된다.

전날 일부 거래 중단 등의 여파로 44% 넘게 추락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반등해 68% 올랐다. 주간 상승폭이 400%에 이른다. 개미들의 매수세에 헤지펀드들의 숏커버링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S3리서치에 따르면 게임스톱을 공매도 표적으로 삼은 이들은 올 들어 최소 5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공매도 종목 광풍 뒤에도 머스크

머스크의 트윗은 게임스톱 광풍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가 트위터에 월스트리트베츠 게시판을 링크하며 '게임스통크!!'(Gamestonk!!)라고 써 올린 지난 26일,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했다. 스통크는 '맹폭격'이라는 뜻이다. 게임스톱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미들의 매수 공세를 지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머스크는 전날 공매도를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다. 소유하지 않은 자동차는 팔 수 없다. 그런데 소유하지 않은 주식은 팔 수 있다!?"며 "공매도는 사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