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리포트]신흥시장 '골디락스' 낙관론..."강력한 순풍 내년에도 랠리"
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JP모건·UBS '한 목소리'
"신흥시장에 내년은 '골디락스(Goldilocks)의 해'가 될 것이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저평가된 신흥시장 자산이 내년에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골디락스는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따온 말이다. 곰이 끓인 세 가지 수프 가운데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수프를 뜻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사미르 고엘 신흥시장 거시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내년에 들어서면서 신흥시장의 저평가 자산들이 골디락스를 맞을 것"이라며 "상승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신흥시장에는 한동안 멈칫했던 글로벌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3분기 신흥시장에는 8년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고엘은 이에 따른 랠리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 주식,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포지션이 아직 가볍다는 이유에서다. 매수세가 더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할 순풍은 충분히 강력한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부양에 박차를 가하면서 '싼 돈'(easy money)이 흘러넘치고 있는 데다, 미국의 정권교체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진전이 위험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덕분에 신흥시장 채권은 올해 손실을 모두 만회했다. MSCI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이달 지난해 1월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성적을 기록할 태세다. 연말까지 이 추세가 이어지면 2년 연속 연간 상승세를 뽐내게 된다. 신흥국 증시는 11월에 2016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흥시장 낙관론은 도이체방크만의 주장이 아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도 최근 잇따라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강세 전망을 냈다. UBS는 지난주 낸 보고서에서 신흥시장 자산이 내년 말까지 세계 경제 이동의 "완전에 가까운 정상화" 전망으로 수혜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