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놓고 벌이는 4남매 혈투…논란의 'MB 사위'
차남 대 삼남매. 경영권을 둘러싼 한국타이어그룹의 집안싸움이 커지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지분이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모두 넘어간 것이 발단이다. 조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 사장이 경영권 승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자 장녀와 차녀, 장남은 반기를 들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차남 승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동생은 "부도덕한 비리 경영인"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 7월 법원에 한정후견 재판을 청구했다. 한정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성년후견제도 중 하나다.
어제(25일) 첫 면접조사가 열렸고, 조 이사장은 직접 법원에 출석해 두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조사 직후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은 채 자리를 뜬 조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조 이사장은 26일 입장문에서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끼친 조 사장을 어떻게 직원들이 믿고 따르겠냐"며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쌓아온 신뢰와 평판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장본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이사장은 이어 "아버님은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신 분, 회사에서 준법과 정도경영을 강조한 분"이라며 "이러한 아버님 신념과 철학이 무너지는 결정과 불합리한 의사소통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비밀리에 조 사장에게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갑작스런 승계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장은 또 "(조 사장이) 부도덕한 방법으로 사익을 추구하고, 지주사 사명변경 등 중대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해 큰 손실을 끼치기도 했다"며 "(그런 사람이) 아버님의 경영철학이 이어져 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블록딜 매각, 부친의 자발적 의사 아냐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이 자신의 회사 지분을 전량을 매각하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형태로 차남인 조 사장에게 지분이 넘어간 것은 부친의 자발적 의사가 아니라는 게 조 이사장의 주장이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녀인 조희원씨도 조 이사장의 편에 섰다.
재계에선 삼남매가 막판 조건을 뒤집을 카드로 성년후견심판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년후견심판 청구가 인용된다면 조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조 회장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후속 소속 제기가 가능하다. 반대로 기각되면 조 사장의 경영권 체제를 위협할 방법이 없다.
현재로선 결과가 나와야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의 진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재계에선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사장을 제외한 현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희경 이사장(0.83%) ▲조현식 부회장(19.32%) ▲차녀 조희원 씨(10.82%) 등 30.9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