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차이나]中 최대 민영기업은 텐센트...'BAT' 지고 'TAM' 뜬다
후룬연구원 '中 500대 민영기업' 순위 텐센트 기업가치 1년새 2조위안 껑충 알리바바 넘어 첫 1위...배달앱 '메이퇀' 3위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알리바바를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대 민영기업 왕좌를 차지했다.
1년 만에 중국 대표 국유은행인 공상은행 시가총액에 해당하는 2조위안(약 337조2000억원)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룬 결과다. 최근 중국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더이상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시대가 아니라 'TAM(텐센트·알리바바·메이퇀)'의 시대가 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2020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 순위에서 텐센트가 총 기업 가치 4조9800억위안으로 사상 처음으로 중국 최대 민영기업이 됐다. 텐센트는 국민 채팅서비스인 QQ, 위챗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로도 잘 알려져있다.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3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텐센트가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텐센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9% 증가한 1254억4700만위안, 순이익은 무려 89% 급증한 385억4200만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4조7800억위안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달앱 등 온·오프라인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퇀의 가파른 성장세다. 메이퇀의 기업가치가 지난해의 3배 수준인 1조6300억위안(약 274조6000억원)으로 껑충 뛰면서 중국 대표 보험회사인 중국평안과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이자 최근 상장이 좌절된 엔트그룹을 제치고 3위에 랭크됐다.
메이퇀의 기업가치는 과거 텐센트,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IT 3대장'으로 꼽히던 바이두의 5배로 이제 BAT의 시대는 지고 TAM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이 외에 알리바바 다음의 전자상거래업체로 꼽히는 징둥이 기업가치 9960억위안으로 지난해 12위에서 8위로 올라서며 10위권에 안착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의 다크호스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핀둬둬는 지난 1년간 가치를 4배 수준에 달하는 1조1400억위안으로 키워 지난 해 14위에서 올해 6위에 랭크됐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겨 결국 중저가 브랜드 아너(榮耀.룽야오) 매각을 결정한 화웨이는 기업가치가 다소 감소한 1조1000억위안으로 7위에 그쳤다.
후룬연구원이 말하는 민영기업은 본사가 중국 본토에 있는 비공유제 기업을 의미하며 상장사 시총은 2020년 10월 15일 마감가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비상장사의 경우 동종업계 상장사의 시총을 참고해 기업가치를 추산, 순위를 선정했다.
이번 후룬연구원의 민영기업 순위를 통해 최근 글로벌 경제 부진 속에서도 중국 민영경제가 왕성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이 확연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일단 상위 10위권 기업의 총 가치가 18조8000억위안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배, 10년 전 대비 10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상위 5위권 기업의 총 가치는 14조위안으로 이는 중국 5대 국유기업 총 가치인 8조 위안에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액수다. 5대 민영기업의 평균 가치 증가폭은 67%로, 중국 5대 국유기업 가치 증가폭인 14%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중국 500대 민영기업 진입 문턱은 지난해보다 90억위안(64%) 증가한 230억위안이며 평균 가치 상승폭은 55%로 집계됐다. 총 436개 기업의 가치가 지난해 대비 상승했고 이 중 120개가 신규 진입 기업이었다.
5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위안(약 3706조3400억원)으로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이자 영국의 1년 GDP 총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종별 특징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건강' 관련 업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이번에 500대 기업에 진입한 헬스케어·제약 관련 기업은 모두 93곳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가치 상승폭이 가장 큰 3대 업종은 친환경자동차, 엔터테인먼트, 교육으로 순위 진입 기업의 평균 가치 상승폭이 모두 100%를 웃돌았다. 중국 대표 전기차 생산업체인 비야디와 니오의 기업 가치가 모두 4000억 위안을 돌파해 20위권에 안착했고 리오토는 기업가치 상승률 1227%로 올해 500대 민영기업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기업이 됐다. 올해 리오토의 기업가치는 1990억 위안으로 지난해 468위에서 올해 5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광둥성에 본사를 둔 기업이 111곳으로 가장 많았고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저장성이 지난해 대비 10개 증가한 71개로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