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정상화 랠리' 올라탄 다우지수...3만 찍고, 4만?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2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3만선을 꿰뚫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미국의 평화적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위험투자 성향이 짙어지면서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4% 뛴 3만46.24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수는 2017년 1월 2만선을 넘은 지 약 4년 만에 3만선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다우지수가 1999년 3월 처음으로 1만선에 도달해 2만선에 이르기까지는 무려 18년이 걸렸다.
뉴욕증시 다른 주요 지수들도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S&P500지수는 3635.41로 1.62%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나스닥지수는 1.31% 뛴 1만2036.79를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랠리를 펼친 건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에 대한 정권 이양을 용인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정권 이양 절차가 시작된 만큼 평화적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을 짓눌러온 큰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가 누그러진 셈이다.
바이든이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옐런 전 의장이 통화·재정부양을 강조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련의 호재들은 시장의 위험감수 성향을 자극했다. 금, 달러,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사이 원유와 비트코인이 강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이날 한때 3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섰고,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만9000달러를 돌파했다.
◇에너지·금융주 주도 '정상화 랠리'
블룸버그는 이날 다우지수를 3만선으로 끌어올린 최근 랠리를 시장이 정상을 되찾는 과정으로 봤다. 이른바 '정상화 랠리'(back-to-normal rally)다.
팬데믹 사태가 한창일 때 증시 상승을 주도한 건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였다. 기술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다우지수는 S&P500, 나스닥지수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다우지수가 주로 담고 있는 에너지, 금융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종목들이 고전하게 되면서다.
최근 백신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동안 소외돼 저평가됐던 종목들이 다시 증시 랠리를 주도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다우지수는 이달 들어 13%가량 올랐다. 이 추세면 1987년 이후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주와 금융주는 11월에만 각각 40%, 20% 뛰었다.
낙관론자들은 다우지수가 내년에 4만선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