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중국도 '마이너스 금리' 국채...유럽 대흥행 이유는

유럽서 마이너스 금리 국채 첫 발행...경기회복세+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2020-11-20     김태연 기자
[사진=픽사베이]

중국이 유럽에서 유로화 표시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주목할 건 이번에 발행한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이다. 중국이 발행한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 국채다.

유럽 투자자들은 '웃돈'을 주고 중국 국채를 사들였다는 얘기인데, 이는 현지의 중국 투자 수요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이 유럽에서 발행한 40억유로 규모의 국채에 180억유로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 발행액의 4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는 의미다. 

FT는 중국이 유럽이나 미국보다 빨리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경기회복을 이루고 있는 데 따른 투자 수요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발행한 국채의 금리가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현지 금리보다 높다는 점도 수요를 끌어모은 매력으로 작용했다. 5년 만기로 발행한 7억5000만유로 규모의 국채는 금리가 -0.15%로, 현지 기준물 금리보다 0.3%포인트 높았다. 유럽에서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꼽히는 독일 국채 5년물 금리는 전날 -0.74%를 기록했다.

중국은 10년물과 15년물 국채도 각각 20억유로, 12억5000만유로어치 발행했는데, 금리는 각각 각각 0.318%, 0.665%였다.

앨런 로치 스탠다드차타드 아시아 채권 인수 부문 책임자는 "중국의 이번 국채 발행은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맞물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번에 발행한 국채에 투자한 이들 가운데 72%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지역 기관투자가다. 은행권에 따르면 5년물과 10년물의 경우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대거 사들였고, 15년물에는 유럽 자산운용사, 보험사, 연기금 등의 수요가 몰렸다.

국채 발행 주체인 중국 재무부는 지난해 유로화 표시 국채를 처음 발행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중국이 이번에 유럽에서 마이너스 국채를 처음 발행한 건 내부 분위기에 뭔가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와 이번 국채 발행에 관여한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마이너스 국채에 대한 학습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국채를 비롯한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 수요가 몰려 채권 가격이 오르면 금리가 내리는 식이다.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이면, 발행시장에서 그만큼 웃돈을 주고 채권을 사야 한다는 뜻이다. 채권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 유통시장에 이를 팔아 차익을 챙길 수 있지만,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웃돈만큼 손해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