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리포트]美월가서 내년 증시 낙관론..."다우 4만 찍는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고조...'가치주' 주도 랠리 전망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미국 월가에서 내년 증시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 팬데믹 공포가 누그러지면 그동안 저평가됐던 가치주가 랠리를 주도하리라는 전망이다.
◇'가치주' 쏠린 다우지수..."내년 4만 찍는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Baird)의 패트릭 스펜서 주식 부문 부회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내년에 4만 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 수준에서 35%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우지수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3월 1만선, 2017년 1월에 2만선을 처음 돌파한 뒤 최근 3만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1만선에서 2만선에 이르는 데 18년이 걸린 지수가 내년에 4만선에 도달하면 불과 4년 만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스펜서 부회장이 내년에 다우지수의 급등을 기대하는 건 이 지수가 S&P500을 비롯한 뉴욕증시 다른 지수보다 가치주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가치주는 기업가치나 실적이 자산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을 뜻한다. 반면 성장주는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팬데믹 국면에서 증시 랠리를 주도해온 기술주가 대표적이다.
스펜서는 앞으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한동안 과열 우려를 낳았던 성장주는 그 사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CNBC는 경제 성적이 가치주의 성과를 좌우한다며,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호재가 경기회복 기대감을 낳으면서 가치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이날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최종 분석에서 95%에 이르는 예방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며칠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바이오제약사 모더나도 지난 16일 코로나19 백신 최종 임상시험에서 94.5%의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등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전망을 낙관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머지않아 사용하게 될 코로나19 백신과 각국 정부의 정책지원 등을 근거로 세계 경제의 V자형 회복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은행은 최신 투자노트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속가능성을 믿으라며, 일련의 환경이 내년 주식·채권시장에 호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기대감..."'BEACH'를 주목하라"
돈 리스밀러 베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신 투자노트에서 내년 경기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올 겨울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똑똑한 봉쇄 조치를 취하고, 선별적인 경기부양을 통해 궁극적으로 바이러스를 막아내면 내년 중반부터 연말까지 '블록버스터'급 경제성장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투자자들이라면 산업, 소재, 기술 등 경기순환에 민감한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베어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도 기대를 걸었다. 예약(booking), 오락(entertainment), 항공(airline), 카지노·크루즈(casino·cruise), 호텔(hotel) 등 이른바 '비치'(BEACH)다.
스펜서 부회장은 다만 시장에는 아직 변동성을 자극할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경우 정치 문제로 추가 재정부양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