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차이나]민간기업 삼키는 中..."美와 '장기전' 대비" 

2020-11-14     김태연 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지난달 향후 5년치 발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외수 의존을 줄이고 내수를 확대하는 '쌍순환(이중순환) 모델'과 기술 자립에 방점이 찍혔다. 야심찬 계획의 핵심은 미국 견제에 있다.

중국이 최근 들어 미국을 상대로 '지구전'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시진핑 지도부가 민간기업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 정부계 펀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민간 상장기업은 2018~2019년에 약 20~30개였지만, 올해는 11월 현재 51개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궁지에 몰린 기업을 구제한 경우도 있지만, 전략적인 선택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반도체 투자펀드인 국가집성전로산업투자기금을 비롯한 중국 국부펀드들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업체인 중신궈지(SMIC) 산하 기업 지분 60%가량을 차지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반도체 굴기(우뚝 섬)'의 상징인 SMIC에 제재 압력을 가해왔다. 중국 정부는 관련 지분 확대를 통해 SMIC에 대한 자금 지원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중국 허난성 뤄양시 산하 투자회사인 궈홍투자집단은 지난 9월 산업용 로봇업체 사이모지능과기집단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장을 막아선 것도 민간기업에 대한 지배 강화 포석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앤트그룹은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이달 초 갑자기 상장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앤트그룹의 상장이 돌연 연기된 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지 결정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이 중국 금융당국을 잇따라 비판한 데 대해 시 주석이 분노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기업에 대한 감시 강화 규제를 강화할 태세라며, 급팽창한 기업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