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차이나]미국 보란듯...'차이나머니' 저력 과시

자유무역, 대외개방 강조, 역대 최대 규모…헬스케어, 전기차 열기

2020-11-11     김근정 기자
중국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자동차 전시구역 모습.[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수호 의지와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장인 제3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이하 박람회)가 10일 막을 내렸다. 중국 내부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가장 많은 해외 기업이 참석한 온·오프라인 통합 글로벌 경제·무역의 성대한 축제였다는 평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이 보호무역과 자국 중심주의를 내걸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보이기 시작한 2018년부터 글로벌 기업을 대거 초청한 국제수입박람회를 열기 시작했다. 박람회를 통해 대외개방을 향한 중국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우군을 모으기 위함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한 상황인만큼 가장 먼저 방역에 성공해 가파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의 실력과 가능성, 그리고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무대로 사용됐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9%로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 데 이어 성장폭을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이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보이는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쑨청하이(孫成海) 중국국제수입박람국 부국장의 소개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의 총 구매의향 계약 규모는 지난해 박람회 대비 2.1% 증가한 726억2000만달러(약 81조원)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외 시장환경이 열악하고 중국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박람회가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전시장 규모는 약 36만㎡로 지난해보다 3만㎡ 가량 넓어졌고 다수 국가와 지역의 기업들이 신제품, 신기술,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이번 박람회에서 최초 공개했으며 이와 관련한 행사만 101개가 열렸다. 약 40만명이 이곳에서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중국 경제와 막강한 소비력을 직접 확인했으며 3000명을 웃도는 국내외 기자들이 박람회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이번 박람회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공개된 신제품과 신기술, 신서비스는 총 411개로 세계 500대 기업과 각 업종을 대표하는 거물급 기업의 연속 참가율도 무려 80%에 육박했다. 

중국이 향후 5년간 경제발전 규획인 '14차 5개년 규획'을 공개하고 핵심 정책 기조로 '쌍순환 모델'을 채택했다는 점도 이번 수입박람회의 의미를 키웠다.

쌍순환은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국내와 해외 시장의 상호발전을 촉진한다는 개념으로 미국의 압박에 대한 중국의 대응책으로 해석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장 문턱을 높이고 문을 닫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중국 당국은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최대한 일깨운 뒤 국내외 시장 연계를 강화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가자는 뜻이라며 대외개방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이번 박람회 역시 중국의 그런 의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헬스케어 인기,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대격돌

제3회 중국수입국제박람회에 참여한 현대차그룹.[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건강 유지의 중요성을 의식하게 된 소비자가 늘었고 이에 관련 업종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번 박람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300곳이 넘는 제약사 간에 신제품 등 홍보를 위한 부스 쟁탈전이 벌어졌고 다양한 첨단 의료기기는 물론 각종 헬스케어 제품이 대거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GNC의 경우 노화억제물질인 NMN 관련 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중국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박람회의 자동차 전시장에서는 총 30개의 신제품과 신기술이 '세계 최초 공개, 중국 첫 전시'됐다. 폭스바겐, BMW, GM, 테슬라, 현대 등 글로벌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전시부스를 장악하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순수 전기차 신제품과 신기술 공개를 통해 중국 시장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100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수입을 통해 중국 시장에 들어오며 판매액은 450억달러를 웃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게 있어 중국 시장은 당연히 중요하다"라면서 "이번 박람회에서 벌어진 치열한 각축전의 배경에는 이를 통해 중국 시장 확대의 기회를 잡으려는 야심이 깔려 있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이미 신규 구매 수요가 폭발하는 시기는 지났으나 그래도 여전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국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고 특히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 실제로 이번 박람회에서 테슬라, 아우디, 포드, 현대, 닛산 등 글로벌 브랜드가 세단, MPV, SUV등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를 선보였다.

친환경 자동차 외에 중국에서 역주행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럭셔리카 역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새로운 경쟁터로 떠올랐다. 현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도 별도 전시관을 마련하고 중대형 SUV GV80, 중대형 세단 G80과 G90의 스페셜 에디션인 '스타더스트' 등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