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가 20만원?…'쿠팡 짝퉁 논란' 진실은?

2020-11-04     이지은 기자
[사진=쿠팡 홈페이지]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소위 ‘짝퉁’ 명품시계 판매 온상이다.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시계산업협동조합)

“근거 없는 모함이다. 쿠팡은 위조상품을 선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쿠팡 관계자)

국내 시계업계와 쿠팡이 ‘짝퉁’ 명품시계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계업계는 쿠팡에게 짝퉁 명품시계 판매 중단과 배상을 요구했고, 쿠팡은 “사실왜곡을 멈춰달라”고 반박했다. 

◇쿠팡서 팔리는 짝퉁시계로 손실만 수십억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이하 시계조합)은 4일 “쿠팡에서 팔리는 짝퉁 시계가 무려 684종에 달하고 정가가 수백에서 수천만원대에 육박하는 제품을 가품으로 단돈 20만~30만원대에 팔고 있다”며 쿠팡이 짝퉁시계 판매 온상임을 지적했다. 그로인한 손실은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시계조합 측 설명이다.

시계조합은 지난해 6월 '쿠팡의 가짜시계 판매 행위'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판매 행위 중단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관련 내용을 지적하는 언론보도에 압박을 받은 쿠팡이 잠시 판매를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김대붕 시계조합 전무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위조 브랜드 시계 규모는 상당히 크다"며 "업계 호소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유명시계 짝퉁을 여전히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계조합은 법적 허점을 악용해 온라인 위조 시계가 계속해서 유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행법상 위조 상품 판매업자만 처벌을 받고 온라인 쇼핑몰 등 상거래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 조항은 없다.

김 전무는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식의 온라인 유통업체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쿠팡의 모조품 판매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건전한 시장을 만들기 보단 가짜라도 유명브랜드 시계를 사려는 구매자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쿠팡의 모조품 판매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이로 인한 국내중소시계제조업체들의 매출손실을 일부라도 배상하는 것이 대형유통업체의 책임있는 자세이자 상도의에 맞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이 1위 인데’…근거 없는 모함 

쿠팡은 시계조합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반박했다. 쿠팡은 100여명의 전담 인원과 혁신 기술을 통해 위조상품을 선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직매입을 통해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시계조합은 외부 셀러 비중이 낮은 쿠팡이 위조상품을 방치한다고 주장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허청과 고민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이커머스 위조판매건수는 인스타그램이 27.09%로 가장 높았고 이어 번개장터 17.38%, 카카오스토리 16.46%, 네이버블로그 13.32% 등이 뒤를 이었다. 쿠팡은 3.61%에 그쳤다. 쿠팡은 "시계조합이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위조상품 적발 비중이 가장 낮은 쿠팡만을 모함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쿠팡은 100여명의 전담조직을 마련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첨단 AI 기술로 상품의 가격을 분석해 위조 가능성을 예측하고, 상품 이미지를 분석해 진품 여부를 판별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품 등록 전 사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위조 빈도가 높은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등록 전 셀러들에게 유통이력 확인을 통해 정품 및 안정성 여부를 판단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최근 위조상품 판매업자 대부분이 단속이 어려운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비밀리에 거래를 하고 있다“며 “시계조합이 이런 현실에 눈 감은 채 근거 없이 쿠팡만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