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불량에 스톡옵션 잔치까지?…맘스터치의 '민낯'
'쌍문동 신화'에서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버거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혹독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매각 후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3% 임금 인상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직원들과 달리 임원들은 스톡옵션 잔치를 벌이는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에 따르면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노조는 전국 매장 앞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3% 일방적 임금인상 △임원들의 스톡옵션 잔치 △3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1위 △노조무력화 시도로 단체교섭 지지부진 등을 시위 배경으로 꼽았다.
◇직원들은 3%…임원들은 스톡옵션 잔치?
우선 노조에 따르면 현재 직원들의 임금은 단체교섭 없이 3%만 인상됐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단체교섭은 아직까지 타결되지 못했고 교섭 결렬로 인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를 받아 쟁의권이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또 직원의 30%를 노조 가입범위에서 제외하고 물류 등 직원의 40%를 필수유지 업무자로 분류해 쟁의권을 무력화하려고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고서 사내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주니어보드, 믿을맨보드 1기를 공식 출범시켰다"며 "단체교섭은 시간끌기로 무력화시키려고 하면서 무슨 소통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해마로푸드 소유주인 사모펀드는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관한 신고를 공시했다. 내용은 임원들에게 78만5713주를 스톡옵션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직원들도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지난 2016년 상장에 대한 대가로 전체 직원들에게 부여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관례"라며 "이번처럼 임원들에 대해서만 대량의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부여하는 것은 분명 그들만의 잔치"라고 지적했다.
맘스터치는 지난 3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1위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 중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업체는 391건에 달했고 맘스터치가 3년째 1위를 차지했다.
◇해외시장 실패‧위생문제 도마
해마로푸드서비스 내부 갈등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1월 창업주인 정현식 회장이 돌연 사모펀드에 지분 대부분을 넘긴다고 밝히면서다. 회사가 사모펀드에 넘어가면서 해마로푸드서비스는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다. 초기 노조 참여인원은 전 직원 수의 60%를 넘어섰다.
당시 매각 배경에 대해 정 전 회장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며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기보다, 글로벌한 역량과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맘스터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고 최근 위생 문제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정 전 회장이 최대한 몸값을 높게 받을 수 있을 때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 전 회장은 맘스터치 쌍문동 1호점을 시작으로 가맹점 수 1200개 신화를 돌파하며 국내 대표 버거 프랜차이즈로 만든 미다스 손으로 통했다. 하지만 내실은 좋지 않았다. 2006년 1000호점 돌파 이후 출점 속도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베트남을 비롯해 대만, 말레이시아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신규 브랜드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던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9월에는 맨손 조리나 이물질 발견 등으로 위생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사과문을 내는 등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맘스터치란 브랜드 파워가 점차 힘을 잃어가자 정 회장이 회사를 팔고 수천억원대 현금을 손에 쥐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익성 끌어올리기…사모펀드 엑시트는?
이런 상황에서 정 전 회장으로부터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6월 해마로푸드서비스 공채 출신인 이병윤 사업부문 총괄사장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성과내기에 나섰다.
맘스터치는 주력 제품인 '싸이버거'와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원재료 가격 인하 협상과 기존 직원 퇴사 등으로 각종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업계에선 이 같은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는 내년 쯤 사모펀드의 엑시트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사모펀드 목적은 숫자를 예쁘게 다듬어 높은 몸값을 받고 팔려는 것 아니겠냐"며 "주인이 계속해서 바뀌면 브랜드 신뢰도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