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탈석탄 선언…주가 전망도 밝아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탈(脫)석탄을 선언했다. 앞으로 석탄 관련 사업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석탄 산업에서 손을 떼라는 안팎의 압력 때문인데, 주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과 영엽이익이 각각 7조8500억원, 216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순이익은 3230억원이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4% 줄었다. 반면, 순이익은 22.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생각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삼성물산 실적보다 눈에 띈 것은 탈석탄 선언이었다.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삼성물산은 앞으로 건설이나 상사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석탄과 관련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도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만 수행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석탄사업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환경오염 논란 때문이다. 석탄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이를 빌미로 일부 환경단체가 삼성전자 보이콧에 나서는 등 삼성그룹 전체가 비판 대상이 되면서 삼성물산의 부담이 커졌다.
주요 투자자도 반대했다. 지난 21일 스웨덴 노르디아, 덴마크 연금펀드 등 글로벌 투자자 18곳이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한국전력, 일본 미쓰비시 등에 투자·시공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낼 정도였다.
삼성물산이 실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석탄 산업을 포기했지만, 주가 전망은 오히려 밝아졌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탈석탄 선언 자체보다는 삼성물산이 주주 친화적 정책을 공식화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건희 회장 사망과 앞으로 예상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도 삼성물산 주가에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상속세 재원조달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적어도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의사결정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며 삼성물산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1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삼성물산 주가는 이 회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26일 전거래일보다 13% 넘게 오른 11만8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7일에는 2.12% 하락한 1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