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계 앞당기는 CJ그룹, 강호성 CJ ENM 대표 유력

'포스트 코로나' 대응 위해 이르면 이번주 인사 단행 혁신·변화 보다 위기 대응·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

2020-10-27     신준석 기자
CJ 더 센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유통업계의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CJ그룹도 이르면 이번주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CJ의 올해 정기 인사는 조직 혁신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대응과 미래 먹거리 발굴 등 내실 강화 쪽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대표적으로 CJ ENM 대표이사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예년보다 앞서 2021년도 정기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통상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CJ는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속 조기 인사를 단행한다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최종적으로 12월 말 인사를 단행한 바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CJ ENM 대표이사 교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2018년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하면서 단독 대표에 오른 허민회 총괄부사장이 교체되는 것이다. 유력 내정자로는 강호성 CJ 경영지원총괄 겸 CJ ENM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198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31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강 부사장은 국내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법무법인 두우와 광장을 거쳐 2013년 CJ E&M의 전략추진실 법무실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지주사로 이동해 2018년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7월 CJ ENM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룹과 CJ ENM의 경영지원총괄을 겸하고 있다. 강 부사장의 겸임은 2021년 인사에서 CJ ENM 대표이사에 오를 것을 염두에 둔 사전 조치였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법무실장 출신이 대표이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사건 등 홍역을 치른 CJ 입장에서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강 부사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이해도가 높은 것도 대표이사 내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CJ주식회사 경영총괄, CJ푸드빌 대표,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CJ오쇼핑 대표 등을 두루 맡아온 허민회 대표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에서 계열사를 관리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에서 영입한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과 코로나19 사태에 집밥 수요가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 계열사로 거론되는 CJ올리브영의 구창근 대표와 뚜레쥬르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CJ푸드빌 정성필 대표도 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승진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CJ도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