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중국앱 틱톡-위챗 '기사회생'...트럼프는 '치적', 언론은 '글쎄'

오라클·월마트 '틱톡 글로벌' 지분 20% 인수안 승인 美법원, 위챗 사용금지 행정명령 중지 가처분 인용

2020-09-21     신창식 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을 대표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틱톡과 위챗이 미국에서 사용 금지를 일단 모면했다.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경우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 미국 사업부 지분 20%를 갖는 내용의 인수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메신저 앱 위챗은 사용금지 행정명령의 효력이 법원의 개입으로 일시 중단됐다. 

틱톡 인수는 미국 대선을 8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틱톡에 대한 제재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 바이트댄스가 오라클, 월마트에 미국 법인을 매각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틱톡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우려가 해결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오라클, 월마트의 지분 참여로 틱톡 미국 법인은 '틱톡 글로벌'이라는 새 회사로 거듭나 미국 내 사용자들의 데이터와 컴퓨터 시스템을 관리한다. 이 회사는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250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회사는 완전히 오라클과 월마트가 감독하게 된다"며 "중국과 무관한 새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틱톡 글로벌'은 또 텍사스에 본부를 둔 교육펀드에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틱톡 인수를 놓고 안보문제가 해소된 게 아니고,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현지언론들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따르면 '틱톡 글로벌'에서 오라클은 12.5%, 월마트는 7.5% 지분을 갖는다. 바이트댄스 투자자까지 반영하면, '틱톡 글로벌'의 미국인 투자자 지분이 53%에 이른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이라고 한다.

문제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글로벌'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틱톡의 핵심 기술인 맞춤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도 여전히 바이트댄스가 소유하게 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결과물로 자랑한 50억달러 규모의 교육펀드'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이 펀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위챗의 사용금지 행정명령은 미국 법원에 의해 효력이 일시 중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미국 상무부의 위챗 사용금지 행정명령 효력을 중단시켜달라는 위챗 사용자들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행정부의 위챗 사용금지 조치가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위챗 사용자들의 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용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