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리포트]베이조스 2000억, 머스크 1000억...기술갑부들 재산 신기록 

2020-08-27     김신회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연합뉴스]

세계 최고 갑부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이 2000억달러(약 237조원)를 넘어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1000억달러대로 재산을 불렸다. 미국 뉴욕증시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기술주 투자 열풍에 따른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이날 현재 202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늘어난 재산만 871억달러에 이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1240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1150억달러로 3위에 올랐다. 저커버그의 재산도 이달 들어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머스크는 이날 1010억달러로 1000억대 자산가 클럽에 처음 합류했다. 머스크가 올 들어 불린 재산은 736억달러로 베이조스 다음으로 많다. 

이밖에 프랑스 명품기업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868억달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12억달러),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 회장(811억달러), 스티브 발머 전 MS CEO(793억달러),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779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755억달러)이 차례로 10위권에 올랐다.

아르노와 버핏, 암바니를 제외한 7명이 모두 정보기술(IT)업계 출신이다. 기술주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수혜주로 부상하며 뉴욕증시의 랠리를 주도해왔다. 기술주 간판인 나스닥지수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베이조스와 지난해 이혼한 맥켄지 스콧도 아마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재산(662억달러)을 크게 불렸다. 올 들어 291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덕분에 스콧은 억만장자 전체 순위 13위로 세계 최고 여성 갑부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12위, 667억달러)를 바짝 따라잡았다. 메이예는 프랑스 화장품회사 로레알의 상속녀다.

◇팬데믹 사태 불평등 심화 논란도

팬데믹 사태로 세계 경제가 대공황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부자들만 재산을 불리고 있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록다운(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OECD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분기에 전기대비 9.8% 쪼그라들었다. 역대 최악의 경기위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대침체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2.3%) 충격의 4배에 이른다.

반면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반영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은 올 들어 8090억달러, 약 14% 늘었다.

한때 미국 대선주자로 부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겪는 동안 얻은 '극단적인'(extreme) 부에 세금을 물리는 내용의 법안을 내놨다. 그는 이날 낸 성명에서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강제퇴거, 굶주림, 경제적 절망에 직면해 있는 때에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같은 억만장자들에게 가당찮은 부를 계속 용인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기술갑부들이 남다른 사업 기회를 창출해낸 결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게 된 건 문제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그레이트힐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스 회장은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세상을 바꾸었다"며 이들이 쌓아올린 부를 정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