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전기차 시대 왔지만, 중소형 부품주에는…"너무 어려운 얘기"
전기차 시대가 왔다. 100년이 넘는 자동차 역사에 획을 긋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 자동차 업계도 적응 위해 생존을 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업체들이 도태와 발전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실적 양극화에 따라 주가도 엇갈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 그룹주와 수소차 가치사슬 관련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먼 미래의 일로만 보였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실제로 성큼 다가오면서 성장 기대감이 작용했다. 특히, 현대차는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아이코닉' 발표, 미국 수소상용차 스타트업 니콜라(Nikola)와의 협업 가능성 등 잇단 호재로 이달 들어 주가가 35%가량 급등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종목은 더 뜨겁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2차 전지 시장을 이끄는 종목은 물론 에스퓨얼셀, 두산퓨얼셀 등 연료전지 관련주도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가도 당연히 가파른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자동차 관련주가 증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대 적응하지 못한 업체, 특히 중소형 부품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적이 매우 악화했다. 한국투자증권 집계로는 올 2분기 국내 주요 중소형 자동차 부품 업체 51개사의 합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65억원에 달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실적 양극화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며 "완성차와 대형 부품업체는 미래차 트렌드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제한적인 자원으로 거대 자본이 각축을 벌이는 미래차 기술 경쟁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래차는 중소형 부품주에 너무 어려운 얘기로 현실적인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경쟁력 회복에 따른 전반적인 가치사슬 수혜와 더불어 고객사 다변화, 신규 차종 납품, 전장화, 고급화 등 추가 모멘텀을 보이는 업체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