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엘에리언 "증시 랠리 최대 위협은 '도미노 파산'"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저점을 딛고 랠리를 펼치고 있는 증시의 최대 리스크(위험)로 기업들의 도미노 파산을 꼽았다.
엘에리언은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통찰력으로 유명하다.
엘에리언은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나는 이 시장을 탈선시킬 게 미·중 긴장도, 정치적 차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규모 파산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시장을 궤도에서 이탈시킬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 시장은 매우 강력한 기술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추가 부양책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불화가 당장 증시 랠리에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으로 본 셈이다.
미국 뉴욕증시는 일련의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뽐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과 중국 텐센트의 메시지 앱 위챗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지난 8일에는 추가 실업수당을 주당 600달러에서 400달러로 줄여 연장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으로 민주당의 반발을 샀지만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이날도 1% 넘게 뛰었다. S&P500지수는 1%가량만 더 오르면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엘에리언은 팬데믹 사태로 경제적 역풍이 한창인 가운데도 최근 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건 기술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오름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팬데믹 사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기업들을 파산 행렬로 내몰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에리언은 "파산은 단기 유동성 문제에서 장기적인 지불능력 문제로 이어진다"며 "그러면 실업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자본손상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도 자본손상이라는 이벤트에서 시장을 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최악의 대학살에서 벗어 나려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해지면 파산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엘에리언은 "우리는 다시 성장해야 한다"며 경제 회복이 급격하게 올랐다가 둔화하는 것이 아니라 V자형으로 빨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엘에리언은 이번 팬데믹 사태가 미국 증시를 약세장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