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전' 앞둔 신동빈vs정용진…경쟁사 호텔 '잠행' 관심

코로나19 사태에 대규모 투자한 호텔사업 최대 위기 총수가 경쟁사 방문하며 사업의지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

2020-07-27     신준석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시그니엘 부산을 찾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모습.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경쟁사가 오픈한 신규 호텔을 직접 찾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상 그룹 오너가 경쟁사를 방문할 경우 사전에 연락한 뒤 직원들과 함께 호텔 시설을 참관하는 경우는 많지만 비공식적으로 경쟁사 호텔을 방문하는 일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호텔사업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만큼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시장과 경쟁사 시설 파악 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5일 전남 여수에 최근 오픈한 휴양형 프리미엄 호텔 '벨메르 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방문했다.

특별한 일정이 있어 호텔을 찾은 것은 아닌 롯데케미칼 여수 제1공장과 여수시 국동 소재 롯데마트에 방문한 후 개인 자격으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숙박을 한 것이 아닌 약 30분간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호텔은 한화건설이 완공한 포레나 여수웅천 디아일랜드 복합 단지 내 자리했으며 객실은 100실 규모다. 전 객실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평균 객실 크기는 19평이다.

'벨메르 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정용진 부회장도 지난 14일 롯데가 부산 해운대 지역에 새롭게 선보인 '시그니엘 부산'에 깜짝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다음달 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이는 새로운 독자 브랜드인 '그랜드조선' 오픈을 앞두고 경쟁사 탐방에 나선 것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가 운영하는 최상위 호텔 브랜드로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는 파노라믹 오션뷰를 자랑한다. 총 260실 규모의 객실에 마련된 발코니에서는 해운대 해수욕장은 물론 동백섬 전경까지 조망 가능하다.

최고급 호텔로서도 관심을 끌었지만 정 부회장이 자신의 방문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더욱  높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신세계그룹의 호텔 계열사 신세계조선호텔도 오는 8월말 시그니엘 부산과 직선거리로 500m에 위치한 곳에 '그랜드 조선 부산'을 오픈할 예정이다. 기존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해서 330실 규모의 특급호텔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 호텔 개장을 앞두고, 새 호텔 브랜드 ‘그랜드 조선’을 만드는 등 공을 들였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내달 25일 ‘그랜드 조선 부산’ 개장을 앞두고 2인 조식을 포함한 ‘베드&블랙퍼스트’ 패키지(1박 31만원) 등 정상가 대비 20% 이상 할인한 ‘오프닝 객실 패키지’를 선보였다.

그랜드 조선 부산

이처럼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이 경쟁업체 호텔 탐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단순한 신규 호텔 개관에 따른 탐방 수준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외국인의 국내 여행 및 비즈니스 수요가 끊겨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호텔업계가 활로가 되는 유일한 타깃으로 럭셔리 호캉스족을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급 호텔 사업에 대한 그룹 총수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호텔 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경쟁사 호텔에 방문해 객실, 서비스 체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당분간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기는 어려워 대표 관광지에서 승부가 국내 호텔업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