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테슬라 주식 거품은 기술 혁신 유발자"
4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S&P500 지수 편입조건 충족
전기차 테슬라가 뉴욕 증시의 간판지수 S&P500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22일(현지시간) 테슬라가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한 덕분이다.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GAAP 회계 기준으로 당기 1억400만달러 흑자를 냈다 . 이로써 4개 분기 연속 흑자달성에 성공하면서 S&P500 지수 편입조건을 충족했다.
2분기 매출은 6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5% 감소했지만 예상보다 10억달러 많았다. 특히 2분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폐쇄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테슬라가 이번 성과로 S&P500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11조 달러 규모의 펀드자금이 밀물처럼 유입될 수 있다. 그러면 올 들어 280% 뛴 테슬라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만발했다. 테슬라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6% 급등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눈부신 랠리는 주식시장 거품의 전형을 보여준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주식은 어닝 대비 10배 미만이지만, 테슬라는 1800배가 넘는다. 테슬라의 거품이 터지면 투자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증시 역사상 거품이 나쁜 것 만은 아니며 긍정적인 유산을 남긴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1990년대말 닷컴버블은 디지털 혁명의 희망에 불씨를 심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거품 붕괴로 사라졌지만 전자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금융 거품은 자본을 동원해 기술 진보를 이끌어 혁신을 유발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테슬라의 경우 수소트럭 니콜라와 같은 신생기업의 탄생을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니콜라의 경우 나스닥 상장 며칠 만에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와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앞질렀다. 니콜라는 이익을 내기는 커녕 아직 단 하나의 차량도 팔지 못했지만, 그 미래에 투자자들은 올인하고 있다.
FT는 1830년대 런던 증시를 휘몰아쳤던 '철도열풍'(Railway Mania)이 테슬라에 교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철도가 건설되기도 전에 철도회사 주가는 급등락하며 주식시장에서는 막대한 이익과 동시에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결국 주식 거품은 투자금을 중요한 인프라 구축에 쓰이도록 했고, 국가적 운송체계와 산업성장의 척추뼈와 같은 철도 네트워크 건설의 밑바탕이 됐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더 훌륭한 기술을 보유한 다른 개척기업에 압도되거나 기존의 전통적 자동차 메이커에 뒤처질 수도 있다. 테슬라가 자동차의 새 미래라고 믿고 주식에 투자한 이들이 손실을 떠 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진화한다고 FT는 강조했다. 어떤 기업이든지 전기 미래의 유산을 이어 받는다면 다음 세대들은 그 과정에서 키워진 혁신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