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거대한 인플레 헤지 위해 금에 올라 타라"

금값 온스당 1751달러로 7년 만에 최고

2020-05-18     신창식 기자
골드바[사진=픽사베이]

"마이너스 유가와 소비 붕괴는 잊어라. 거대한 인플레이션 위협을 헤지하기 위해 금에 올라 타라" 

블룸버그가 전한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조언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 싱어, 데이비드 에인혼, 크리스핀 오데이를 포함한 헤지펀드 거물들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금 랠리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 뉴튼투자운용 같은 거대 운용사들도 이들과 한 배를 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 랠리에 베팅한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전세계가 내놓은 부양이 사상 최대규모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데이는 투자노트에서 "금은 세계의 화페화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오데이유럽펀드는 3월말 기준으로 매입한 금선물은 역대 3번째 규모다. 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베팅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값은 올 들어 급등하며 지난주 금요일 온스당 1751.69달러로 7년 만에 최고에 달했다. 다수의 헤지펀드들은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베팅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싱어의 엘리엇자산은 "최근 몇 달 사이 금이 상당히 올랐지만 아직도 현존하는 자산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투자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광적으로 화폐의 타락화를 일으키며 금을 올리고 있고 현재 가격보다 몇 곱절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베팅이 현실화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며 지나친 금 낙관론을 경계한다. 코로나19 이전 지속됐던 저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이번 사태가 소강되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3가지 이유에서 금값 추가 랠리에 더 방점을 찍었다. 먼저 코로나 위기가 2008년 당시보다 더 막대하다는 점에서 부양 규모가 훨씬 크다. 

두번째, 이번 위기는 수요 뿐 아니라 공급에도 타격을 가했다. 그동안 폐쇄됐던 기업들이 활동을 재개하면 그 만큼 더 많은 공급을 빨아 들일 것이다. 

세번째, 하이퍼 인플레가 현실화하지 않아도 금을 보유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나쁜 투자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이미 마이너스(-)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