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거대한 인플레 헤지 위해 금에 올라 타라"
금값 온스당 1751달러로 7년 만에 최고
"마이너스 유가와 소비 붕괴는 잊어라. 거대한 인플레이션 위협을 헤지하기 위해 금에 올라 타라"
블룸버그가 전한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조언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 싱어, 데이비드 에인혼, 크리스핀 오데이를 포함한 헤지펀드 거물들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금 랠리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 뉴튼투자운용 같은 거대 운용사들도 이들과 한 배를 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 랠리에 베팅한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전세계가 내놓은 부양이 사상 최대규모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데이는 투자노트에서 "금은 세계의 화페화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오데이유럽펀드는 3월말 기준으로 매입한 금선물은 역대 3번째 규모다. 그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베팅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값은 올 들어 급등하며 지난주 금요일 온스당 1751.69달러로 7년 만에 최고에 달했다. 다수의 헤지펀드들은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베팅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싱어의 엘리엇자산은 "최근 몇 달 사이 금이 상당히 올랐지만 아직도 현존하는 자산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투자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광적으로 화폐의 타락화를 일으키며 금을 올리고 있고 현재 가격보다 몇 곱절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베팅이 현실화하지 못한 이력이 있다며 지나친 금 낙관론을 경계한다. 코로나19 이전 지속됐던 저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예상되는 이번 사태가 소강되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3가지 이유에서 금값 추가 랠리에 더 방점을 찍었다. 먼저 코로나 위기가 2008년 당시보다 더 막대하다는 점에서 부양 규모가 훨씬 크다.
두번째, 이번 위기는 수요 뿐 아니라 공급에도 타격을 가했다. 그동안 폐쇄됐던 기업들이 활동을 재개하면 그 만큼 더 많은 공급을 빨아 들일 것이다.
세번째, 하이퍼 인플레가 현실화하지 않아도 금을 보유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나쁜 투자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이미 마이너스(-)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