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목장 우유서 쇠맛”… 남양유업, 상도의 넘어선 ‘비방 마케팅’

2020-05-07     이지은 기자

매일유업에서 나온 유기농 우유의 성분이 의심됩니다. 아이에게 먹인 걸 후회하고 있어요ㅜㅜ

우유에서 쇠맛이 나는 것 같아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 7명이 댓글부대를 동원해 경쟁사를 비방해 논란이 된 가운데, 공식적으로 내놓은 해명 역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각에선 또 남양유업이냐라는 분노와 함께 과거 갑질 사례가 재조명되면서 불매운동이 일 조짐이다.  

원전과 가까워 문제없다해명도 논란  

서울 종로경찰서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7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지속해서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기농 우유 성분이 의심돼 아이에게 먹인 것이 후회된다는 글이 올라오는 가 하면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매일유업 생산 목장과 원전의 거리가 가깝다등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남양유업은 공식 입장을 통해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조차 비방 내용이 담겨 있어 파장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남양유업은 언론사 보도내용에 따른 사실관계 입장을 밝히면서 온라인상 과열된 홍보 경쟁 상황에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남양유업 해명문

 

마케팅 업무 중 사실을 올린 부분이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여론은 더 악화되고 있다. 네티즌들과 업계 안팎에서는 반성의 기미 없이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대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과거에도 2차례 비방전불매운동 조짐  

일각에선 남양유업의 과거 전력도 동시에 거론되면서 불매운동이 일 조짐이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 경쟁사 비방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2009년에는 남양유업 지점 직원과 판매대리점 업주가 매일유업이 생산한 분유 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악성 글과 댓글을 남겨 비방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뒤 남양유업이 맞고소했지만, 비방전을 자제하자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2013년엔 남양유업 판촉원이 한 산모에게 전화해 매일유업 제품에 유해물질이 있다며 회수 한 뒤 남양유업 제품을 대신 보내는 등 비방전으로 경찰 수사가 이뤄졌다. 같은 해 대리점 갑질 논란까지 터지면서 남양유업 이미지는 바닥을 치기도했다

네티즌들은 남양유업 불매는 계속돼야 한다”, “아직도 비방전이나 일삼고 정신을 못 차렸다”, “안그래도 이미지가 바닥인데...”, “남양유업 제품 안산지 오래됐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역시 남양유업이 제품 판매를 우선시해 동종 업계간 지켜야할 상도의를 벗어나고 있다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동종업체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소모적인 과열경쟁을 피하기 위해 대응을 해오는 게 관례라며 동종업체를 폄하하는 비방전을 일삼는 '남양유업'의 행동은 국내 유업계 전체 신뢰성 부분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