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2019 최악의 하루...미중 무역+환율전쟁 공포

2019-08-06     신창식 기자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폭락했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갈등으로 환율전쟁으로 확전하면서 증시는 올 들어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7.27포인트(2.90%) 폭락한 2만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7.31포인트(2.98%) 떨어진 2,84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8.03포인트(3.47%) 추락한 7,726.04에 장을 마감했다.

역내외 달러-위안 환율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7위안선을 넘어선 가운데, 중국은 이를 용인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환율을 무기화해 미국의 추가관세 위협에 대응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은 (미국의) 보호주의와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조치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약세와 관련해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거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건 '환율 조작'이라는 것"이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엄청나게 약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미 상무부는 장 마감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공식 천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시간 기준 6일 새벽 성명을 통해 "8월3일 이후에 거래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관련 기업들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WSJ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중단 때문에 지난주 트럼프가 중국산에 추가관세를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무역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더욱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 부양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끌어낼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달러-위안 환율 7위안선 방어를 그만뒀다는 사실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 희망을 버렸음을 시사한다"고 CNBC에게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고조되자 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 수요가 일어났다. 금 선물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06선을 하향돌파,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렸다.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은 리세션 위험을 강력히 신호하며 연준의 보다 과감한 완화정책을 촉구했다. 달러 약세 속에서 이머징 통화들은 달러보다 더 약한 위험회피 흐름이 전개됐다.

중국 관련 이슈의 영향을 많이 받는 보잉은 2.48% 내렸고, 캐터필라도 2.31% 하락했다. 중국에 생산과 판매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애플은 5.23% 급락했다. 뉴욕증시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정보기술섹터가 4.07% 내려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금융섹터가 3.25% 내렸고, 에너지섹터는 2.97% 하락했다. 뉴욕증시 변동성지수(VIX) 선물 최근월물은 뉴욕시간 오후 4시29분 기준 4.175포인트 오른 21.65를 나타냈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