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생보부동산신탁' 품은 교보생명, 독자 생존 가능할까

삼성생명 보유지분 전량 인수..부동산신탁업계 경쟁 심화 따른 우려도

2019-07-25     윤정원 기자

교보생명이 생보부동산신탁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로 신탁업계의 업황이 불안한 가운데 생보부동산신탁의 독자생존이 가능할지 우려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갖고 있던 생보부동산신탁 50%(50만주) 지분인수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인수가격은 약 1100억원 수준이다. 이날 삼성생명도 이사회를 열고 생보부동산신탁 보유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생보부동산신탁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됐다.

생보부동산신탁은 1998년 자본금 100억원(100만주)에 설립돼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공동으로 경영해 온 부동산신탁회사다. 지난해 말 직원 수는 178명이며, 순이익 기준 업계 7위, 담보신탁 부문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최근 3년간 20% 이상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올렸고, 5개년 연평균 순이익 성장률(CAGR)이 90%를 상회한다.

교보생명은 이번 지분인수로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담보신탁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진출 등을 통해 이익 다각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관계사간 협업을 통해 부동산 관련 사업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예컨대 자금조달 단계에서 교보생명의 대체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금융자문 및 주선을 교보증권이 맡고, 완성된 건물의 임대 및 시설관리, 유동화 등은 교보리얼코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부동산신탁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생보부동산신탁이 교보생명의 완전 자회사로 독자 생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는 전일 정례회의에서 대신증권의 부동산신탁업체 디에스에이티컴퍼니 본인가를 의결했다. 대신증권은 1000억원을 출자했으며 대신자산신탁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신영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내달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맞지만 생보부동산신탁은 20년이 넘는 업적을 지닌, 담보신탁 1위 업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대규 교보생명 전략담당 상무는 “생보부동산신탁 100% 지분인수를 통해서 기존 사업은 더욱 강화하고 개발형 신탁사업에도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5년 내 매출 두 배 달성을 목표로, 명실상부 종합 부동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